[인터뷰] 홍일점 태권도감독 임신자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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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뒤로 물러나고, 이제 오른발 나가, 그래 잘했어 파이팅!" 지난 8일부터 국기원에서 벌어진 태권도 국가대표선발전에서 감독석에 앉아 경기장이 떠나갈 듯 큰 소리로 선수를 격려하며 작전을 지시하는 여성이 눈에 띈다. 바로 태권도계에 홍일점 감독인 인천시청 임신자 (35) 감독이다.

1m62㎝의 키에 예쁘장한 임씨는 태권도의 매력에 빠져 혼기를 놓친 노처녀다. 몸이 허약해 인천 간석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한 임씨는 상인천여중 2년때 태극마크를 달기 시작, 87년 은퇴할 때까지 10여년동안 여자 태권도의 간판으로 활약했다.

특히 체중을 늘려가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핀.플라이.밴텀.페더급 등 4개 체급을 석권한 것은 아직도 '태권도계의 전설' 로 남아 있다.

92년 올림픽대표팀 코치로 발탁되면서 본격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된 임씨는 95년 인천시청 감독으로 부임, 지난해 방콕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조향미.이지은 등을 길러냈다.

임씨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소중하게 여기는 선수를 기른다" 는 지도철학을 갖고 있다. 선수들이 이기면 박수를 보내고 패하면 눈물을 함께 흘리며 다독거려 주는 '친언니' 지만 훈련에 들어가면 무서운 조련사로 변한다.

남자선수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강도높은 훈련은 실업팀 사이에서도 정평이 나있다. 그래서 선수들로부터 '터프 우먼' 이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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