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에르메스 스카프 디자이너 로익 듀비종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매일 사용하는 의상 소품이지만 소유자가 보석만큼 소중히 여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애씁니다. " 아무리 전통을 중요시하는 프랑스의 의류업계라도 20년이 넘게 같은 디자이너의 작품을 쓰긴 쉽지 않다.

로익 듀비종 (65) 은 이런 프랑스 스카프 업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한 우물을 파온 디자이너 중의 하나. 76년 에르메스에 발탁된 그는 국내는 물론 미국.유럽에서 활발하게 전시회를 열고 있는 추상화가로 프랑스인에게는 더 잘 알려져 있다.

보통 한 개의 스카프를 디자인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6개월 정도. 추상화와는 달리 "한 개의 스카프에 하나의 줄거리가 펼쳐지기 때문에 디자인을 위해 별도로 자료조사와 여행까지 한다" 고 귀띔한다.

예컨대 코끼리와 인도 여자가 등장하는 '인디안 환타지' 는 인도여행에서 받은 강렬한 느낌을 담은 것. 지금까지 디자인한 작품은 20여 개. 그는 "대량 생산되는 상품이지만 결코 예술성이 떨어지진 않는다" 고 자신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