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치정국 대화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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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회창 (李會昌) 한나라당 총재가 장외투쟁 일변도의 대여 (對與) 공세 지양을 선언한 가운데 국민회의와 한나라당 사무총장간에 국회 정상화 등을 논의할 총장회담이 합의되는 등 대화정국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민회의 정균환 (鄭均桓) 사무총장은 10일 한나라당 신경식 (辛卿植)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11일중 국회 정상화.총재회담 등을 안건으로 조건없이 대화할 것을 요청했고 辛총장은 이를 수락했다.

여야는 또 설을 쇤 뒤 제201회 임시국회를 정상화해 서상목 (徐相穆) 의원 체포동의안과 박상천 (朴相千) 법무부장관 해임건의안.김태정 (金泰政) 검찰총장 탄핵소추안 등 여야가 각각 요구한 3개안을 일괄 표결 처리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李총재는 이날 속초에서 "저 사람들 (여권) 이 그동안 답답하고 막혔던 것 (원인) 을 깨달은 것 같다. 우리의 뜻을 충분히 그쪽에 전달했다" 며 "정치는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변할 것" 이라고 예고했다.

李총재는 또 "지금까지는 장외투쟁에 주력했지만 이번 주부터는 민생문제에 대해 장내외 투쟁을 병행할 것" 이라며 지금까지의 강경노선에서 벗어난 유화적 입장을 표명했다.

李총재의 이같은 변화와 관련, 여권 핵심 관계자는 "김정길 (金正吉) 정무수석의 李총재 면담과 양당 총장간 전화접촉 등을 통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의 정계개편 등과 관련한 모종의 뜻이 전달된 것 같다" 고 풀이했다.

여야는 그동안 물밑 접촉을 통해 金대통령 - 李총재의 단독회담을 추진키로 원칙적으로 합의, 시기와 세부조건에 대한 이견을 절충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와대와 국민회의측은 21일로 예정된 金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이전에 성사시킬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한나라당측은 金대통령의 '대화' 내용을 지켜본 뒤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전영기 기자, 속초 =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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