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도깨비불' 경관 2,800명 밤샘 감시 허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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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잇따른 연쇄 화재로 경찰관 2천8백여명이 배치돼 철야 감시활동에 나선 가운데 8일 밤과 9일 새벽 사이 9시간여 동안 서울 서대문구.은평구.충정로 일대에서 12건의 연쇄화재가 또다시 발생했다.

이날 불은 8일 오후 10시4분부터 9일 오전 2시17분까지 서대문구북가좌동과 은평구응암동 일대에서 5건이 잇따라 발생한데 이어 9일 오전 4시56분부터 오전 6시53분까지 2시간여 동안 서울서대문구 충정로.아현동 일대에서 7건이 차례로 발생했다.

1차 연쇄화재는 반경 2㎞ 이내의 야적장.철물점.카센터.시장내 그릇가게.지하 신발창고에서, 2차 연쇄화재는 반경 1.5㎞ 이내의 의류가게.목재창고.건물 옥상.빈집.가구점포.알루미늄새시 점포.주택 옆 쓰레기더미에서 발생했다.

특히 1차 연쇄화재는 왕복 4차선 도로인 응암로를 따라 남에서 북으로 일직선상에서 5백m~1㎞의 간격을 두고 30분~2시간 차이로 차례로 발생한데다 4건은 모두 건물 입구에서 내부로 타들어갔고 네번째는 유리창을 깨고 침입한 흔적이 있으며 다섯번째는 창고 자물쇠를 부수고 들어가 불을 지른 점 등으로 미뤄 경찰은 방화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2차 연쇄화재도 서대문경찰서를 중심으로 충정로를 따라 북에서 남으로 2백~7백m의 간격을 두고 10~30분 차이로 이어졌고 북아현동 가구골목에서는 3건이 집중돼 있어 동일범에 의한 연쇄방화 혐의가 짙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날 2건의 연쇄화재 모두 심야에 빈 주택이나 가게에서 발생해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모두 1천52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으며 소방차 3백여대와 소방대원 6백여명이 출동해 이 일대가 큰 혼잡을 빚었다.

이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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