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고의 꿈' 국내 첫 정식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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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브로드웨이발 (發) 뮤지컬이 점령한 99년 2월의 뮤지컬 공연 홍수 가운데 한국 창작 뮤지컬 한편이 관객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청해진을 세워 통일신라시대 해상무역을 장악했던 장보고의 일생을 담은 '장보고의 꿈)' (김지일 작.표재순 총연출.최창권 곡) 이다.

오는 26일부터 3월 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이 작품은 극단 현대극장이 재외동포를 위해 시작한 기획공연. '명성황후' (이문열 작.윤호진 연출)가 국내무대 성공을 발판으로 브로드웨이 진출을 시도했다면 이 작품은 처음부터 바다 밖 우리 동포를 겨냥했다.

지난해까지 미국과 유럽 등 20개국에서 '해상왕 장보고' 라는 이름으로 순회공연을 가져 국내보다는 바다 건너에서 더 이름이 알려졌다. 올해도 인도를 시작으로 태국.필리핀 등 외국공연이 예정돼 있다.

회를 거듭하면서 교포들뿐 아니라 현지인들에게도 아시아적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뮤지컬로 호평받았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지난 95년 첫 외국공연에 앞서 시연회 성격으로 KBS홀에서 공연한 것을 제외하고 한번도 공연한 적이 없었다. 외국공연 소식을 접하면서도 그동안 볼 기회가 없어 궁금증만 불러일으켰던 작품이라 뮤지컬 팬들은 이번 공연에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이탈리아 로마 오페라극장 초청공연을 제외하고는 공연마다 문화관광부와 외교통상부 지원을 받아 입장료 없이 공연했기 때문에 이번 유료공연은 관객반응과 완성도 여부를 객관적으로 평가받는 시험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공연 역시 해양수산부가 2010년까지 1천3백억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장보고 재조명사업의 하나로 선정돼 예산지원을 받기 때문에 무대를 국내로 옮기기는 했어도 상업성 여부를 평가받기에는 미흡한 면도 없지 않다.

장보고의 위업을 비롯해 정적의 모함을 받아 역적으로 죽임을 당하는 극적인 스토리를 2막 12장으로 엮은 것은 외국공연과 같지만 젊은 시절부터 죽음에 이르는 최후까지 장보고를 맡았던 임동진씨가 이번에는 장년 부분만을 소화해 보다 매끄럽게 진행된다. 매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과 일요일은 오후 3시.7시 공연 (월 쉼) .02 - 761 - 0300. 한편 현대극장은 오는 11월 신작 뮤지컬 '팔만대장경' 을 선보일 계획이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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