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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하르토 부활하나… 부.인맥 동원 영향력 행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지난해 인도네시아 폭동 이후 '노인' (수하르토를 지칭) 이 영원히 사라졌다고 생각하셨겠지요? 그렇다면 당신은 틀리셨습니다. " 홍콩에서 발행되는 시사주간지 아시아위크 최근호 '수하르토 파트 Ⅱ' 제하의 기사 첫구절이다.

수하르토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는 요지의 이 기사는 인도네시아에 아직 수하르토만한 인물이 없다는 점을 첫번째 배경으로 꼽았다.

32년간 축적해놓은 막대한 부 (富) 와 인맥이 여전히 삼끈처럼 인도네시아 전체를 칭칭 감고 있다는 얘기다.

둘째는 현 하비비 정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다. 수하르토 퇴진 이후 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다는 것이 국민의 시각이다.

경제는 여전히 바닥이고, 폭동과 소요는 이제 종교전.지역전의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차라리 수하르토 시대가 나았다" 는 볼멘소리가 시민과 학생들 사이에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고 아시아위크는 전했다.

수하르토도 '적극 전법' 을 구사하고 있다. 우선 자금살포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지는 지난달 말 "수하르토가 6월 총선 이후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12개 야당세력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고 보도했다.

최근 발생한 일련의 폭력사태에 수하르토가 깊이 개입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다.

6일간 계속된 말루쿠 동부지방의 폭동, 서부 자바지역인 카라왕지방내 이틀간의 소요가 모두 수하르토 작품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런 수하르토의 움직임이 재집권을 꿈꾸고 시도되는 것은 아니고 다만 '명예로운 퇴진' 과 '영향력 확보' 가 목적인 듯하다고 아시아위크는 분석했다.

사법처리의 칼날을 막고 집권기간중 심어놓은 수많은 지지세력이 여전히 인도네시아를 지배하는 것이 수하르토의 진짜 의도라는 게 현지 정치분석가들의 견해다.

홍콩 = 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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