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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메일통신]가수 박진영 노래 '키스 미' 표절의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Q : 인기가수 박진영의 최근 히트곡 '키스 미' 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스티비 원더가 오래전 부른 '수퍼스티션' 과 도입부부터 너무 흡사했던 것입니다.

표절 여부를 알려주세요.

신선화

A : '키스 미' 가 수록된 박진영 5집 재킷을 보면 '수퍼스티션' 부분 인용이라고 밝혔으므로 표절은 아닙니다.

가요에서 '인용 (Interpolation)' 은 원곡에서 멜로디 일부를 따 새롭게 연주해 신곡에 삽입하는 것입니다.

혼동되기 쉬운 '샘플링 (Sampling)' 은 원곡의 일부를 그대로 따 삽입하는 것입니다.

둘다 원곡을 빌린 대가, 즉 저작권료를 원 작곡자나 음반사에 지불해야 합니다.

그러나 국내에선 저작권료를 내지 않고 슬그머니 인용하는 사례가 많아 문제입니다.

이는 사실상 표절행위이며 국제적 망신거리가 됩니다.

인용이나 샘플링은 90년대 팝.가요에서 지나치게 남발돼 '공해' 란 지적까지 받고 있습니다.

가요 평론가 이무영씨는 "옛 것의 재탕이란 점에서 창조성 결여는 물론 원곡 대신 인용곡이 오리지널로 여겨지거나 원곡의 메시지를 인용곡이 오도하는 '하극상' 도 큰 문제" 라고 주장합니다.

일례로 97년 흑인가수 퍼프 대디의 빅 히트곡 '아일 비 미싱 유' 는 폴리스의 83년 히트곡 '에브리 브레스 유 테이크' 에서 주요 동기를 인용한 곡입니다.

그런데 폴리스 곡을 모르고 자란 신세대 팝 팬들은 퍼프 대디 곡을 오리지널로 여기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럼에도 인용.샘플링은 앞으로 팝.가요에서 더욱 기세를 올릴 것으로 예견되고 있습니다.

좋은 멜로디 고갈 현상이 뚜렷한데다 '혼성모방' 도 새로운 창조행위라는 변명이 그럴듯하게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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