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드라마 '청춘의 덫'윤희역 심은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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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심은하 (27)가 연기 생활의 절정을 맞고 있다. '8월의 크리스마스' 로 지난해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최근엔 '미술관 옆 동물원' 에서 '숨쉬는 캐릭터' 를 연기, 평론.흥행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

그녀가 이제 한껏 물오른 연기로 TV드라마 '백야' 에서 잃어버린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브라운관에 '청춘의 덫' (SBS 수.목) 을 놓았다.

최근 춘천 소양호 '청춘의 덫' 촬영현장에서 만난 심은하는 여유만만했다. 작가 김수현이 자신의 70년대 히트드라마를 같은 이름으로 다시 쓰는 '청춘의 덫' 에서 심은하는 사랑하던 남자 (이종원 분)에게 버림받고 아이까지 잃어버린채 복수에 나서는 '윤희' 역을 맡았다.

"처음 대본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21년전, 그러니까 제가 6살 때 봤던 드라마였어요. 동생을 상대역으로 앉혀놓고 '윤희' 흉내를 내곤 했다고 엄마가 입버릇처럼 얘길 했었거든요. " 매니저를 맡고 있는 어머니 고경희 (53) 씨.

"그땐 은하가 자신을 '윤희' 라고 불러달라고 할 정도였어요. " 달라진 심은하에 대해 연출을 맡은 정세호 PD는 "산골이라 해가 일찍 떨어져 촬영시간에 쫓기는데 아무리 다그쳐도 결코 주눅들지 않는다." 고 했다.

94년 MBC 드라마 'M' 을 함께 촬영할 때와는 판이하게 달라졌다는 것. "대담해졌다" 는 평에는 상대역인 이종원도 같은 의견이다.

"같이 출연하긴 세번째인데 자신의 일을 깊이 알고 난 뒤의 여유같은 것이 느껴져요. " '마지막 승부' 에서의 '다슬이' 때보다 몰라보게 깊이와 무게가 더해졌다는 것.

현재 충무로에서 캐스팅 1순위가 아니냐고 묻자 그 대답도 여유가 있다. "한 사람만의 시대는 매력이 없어요. " 여러 배우들이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들어가는게 좋단다.

"그 속의 한부분으로 저만의 색깔을 가지고 싶어요. " 발을 동동 구르는 추위에도 차분하게 호흡을 이어가는 게 연기력의 가속도를 스스로 컨트롤하고 있다는 느낌. " '백야' 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쉬워요. " 불쑥 '백야' 얘기를 꺼낸다.

" '아나스타샤' 역을 다 소화해내지 못한게 지금도 걸려요. 이번 작품에선 꼭 만회를 하고 싶어요. "

춘천 =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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