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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발 가짜 위안화로 중국 '위폐와의 전쟁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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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홍콩 = 진세근 특파원]중국대륙에 위조지폐 비상령이 내려졌다.

주로 대만에서 제조된 정교한 가짜 인민폐 (위안화)가 점조직을 통해 중국에 대량 유입되면서 화폐망 유통질서를 교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안당국은 지난해 약 3억위안 (약 4백50억원) 의 위조지폐를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금융계는 줄잡아 1백억위안의 위조지폐가 유통되고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중국정부의 지난해 재정적자액 (약 9백60억위안) 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중국정부는 지난달말 "위폐 단속은 국가존망을 건 전쟁" 이라고 선언하고 대대적인 위폐조직 색출.처벌작업에 나섰다.

◇ 실태 = 한 홍콩실업가는 최근 홍콩신문에 '광저우 (廣州)에서 당한 낭패' 라는 기고문을 실었다.

그가 광저우시내 식당에서 식사후 합법적으로 환전한 인민폐를 지불했는데 주인이 다짜고짜 경찰에 신고하더라는 것이다.

경찰조사 결과 이 실업가는 '순수한' 가짜 인민폐 1천위안과 진짜 지폐 절반에 가짜 지폐 절반을 교묘하게 잇댄 위폐 5백위안, 앞면은 진짜고 뒷면은 가짜인 위폐 1천5백위안 등 총 3천위안의 위조 인민폐를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백을 해명하느라 곤욕을 치른 이 실업가는 "만약 광저우시 공안당국에 아는 사람이 없었다면 꼼짝없이 감옥에 갔을 것" 이라며 "중국에 가면 가짜 인민폐를 조심하라" 고 신신당부했다.

위조지폐는 90% 이상이 대만에서 제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편으로 광둥 (廣東) 성 해안지역에 침투한 뒤 객차나 화물차에 실려 내륙으로 운송된다.

위조지폐범들은 가난한 농부나 실업자 등을 고용해 점조직으로 '물건' 을 운반하기 때문에 설사 하수인들이 검거되더라도 윗선과 아랫선은 드러나지 않는다.

위폐는 첨단 인쇄술로 만들어져 무척 정교하다.

최근에는 위폐감식기를 통과하는 위폐마저 발견될 정도다.

화폐 유통량과 유통범위가 워낙 많고 광범위한 것도 단속을 어렵게 만드는 부분. 게다가 일단 위폐임이 밝혀진 뒤에도 손해를 보기 싫어서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기 일쑤이기 때문에 적발이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 당국 대응 = 자춘왕 (賈春旺) 공안부장은 최근 두척의 특별 해상 단속선을 건조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날로 심해지는 위폐반입을 해상에서 미리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7월 24일 광둥성 공안변방해경 2대대는 해상에서 위조지폐 운반선 두척을 나포해 모두 6천2백64만위안의 위조지폐를 압수하는 실적을 올렸다.

공안부는 지난해 총 3억위안의 위조 인민폐를 압수했으며 이중 2천7백만위안이 광둥성에서 적발됐다고 밝혔다.

지난 97년의 경우 약6천만위안이 압수돼 해가 갈수록 위폐 유통량이 느는 추세다.

◇위조지폐 가려내는 법

진짜 인민폐의 지질은 매우 탄력이 있고 만질 때 요철이 느껴진다.

지폐의 숨겨진 그림이 형광선내에서 드러나는 것은 가짜. 진짜 지폐는 자연광내에서만 숨겨진 그림이 보인다.

화폐에 새겨진 '50 WUSHI' '100 YIBAI' 라는 글자를 형광등에 비춰 봤을 때 황금색으로 보이면 진짜, 백색이나 청색으로 보이면 가짜다.

진짜 1백위안짜리 화폐의 경우 정면 인물들의 두상 (頭像) 부분과 뒷면 우하단에 자성 (磁性) 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의 자성을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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