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일어통역 자원봉사 최희인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나이나 지위가 뭐 중요합니까. 아시아인들의 축제에 작은 보탬이 되고 싶었을 뿐입니다." 제4회 강원겨울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용평에서 만난 최희인씨는 올해 예순일곱이다.

97년 2월 정년퇴직할 때까지 서울대 수의학대학장을 지냈다. 지금도 서울대 명예교수로 일하고 있는 최씨는 그러나 귀빈석에 앉아 있지 않았다. 자식들 또래 젊은이들과 섞여 노란 자원봉사자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최씨가 맡고 있는 일은 일본어 통역 도우미. 일본에서 오는 임원.귀빈들의 김포공항 도착부터 경기장.숙소 등을 일일이 따라다니며 안내해야 하는 궂은 일이다. 학술교류차 일본을 자주 왕래해 일본어 실력은 자타가 공인하는 수준급이다.

신문광고를 보고 지원했다는 최씨는 "주위에서 만류하는 이도 있었지만 힘이 닿는 데까지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고 싶었다" 고 말했다.

최씨는 70년대부터 방학이면 학생들을 이끌고 강원도 지역을 돌며 봉사활동을 폈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는 아들 충호 (26) 씨와 딸 유정 (24) 씨도 자원봉사자로 참가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