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생활 경험살려 책 펴낸 김인회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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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알려주자!" 라는 김인회 (22) 씨의 되뇌임은 마치 아르키메데스의 '유레카' 처럼 다가섰다. 지난해 3월 자신이 경원대를 휴학하고 태국으로 떠나올 때, 급작스럽게 닥친 IMF상황으로 어려움을 겪던 친구.선배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용기있는 자에게 이처럼 많은 돈벌이 기회가 널려 있는데도 좁은 땅덩어리에서 절망에 빠져 있다는 사실…. 그녀는 자신보다 1년정도 먼저 태국을 와 일자리를 잡고 있던 민복기 (26) 씨와 함께 손쉽게 대응할 수 있는 사업정보를 찾아 나섰다.

두사람은 태국부터 시작해 말레이시아.필리핀.베트남 네나라의 취재결과를 바탕으로 서둘러 책을 펴냈다.

제목은 '천만원이면 동남아에서 집 얻고 가게 차리고 돈도 번다' (청년정신) . 둘은 우리에겐 너무 대수롭게만 여겨지는 김밥.라면.꼬치구이 포장마차가 훌륭한 사업 아이디어가 될 수 있었고 액세서리.문구.비디오방.커피전문점 등도 역시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발견하곤 놀랐다.

간이식당을 차려 식사전 물수건 서비스만 제대로 해도 현지에선 엄청난 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찾아냈다. 한마디로 결론은 한국에서 유행 중인 사업 아이템은 모두 돈벌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 관광비자 또는 유학생비자로 들어와 사업을 하면서 체류기간 연장을 해가는 방식은 풀어야 할 숙제다.

물론 현지인을 대상으로 사업을 벌여야 유리하고 이를 위해선 현지어 습득이 필수적이다. 김인회씨가 정작 말하고 싶은 성공의 전제조건은 '그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이다.

지금 태국어를 비롯, 영어.일본어 공부에 몰두하고 있는 그녀는 의상.패션 전문의 길을 걷는 게 꿈. "제가 숙명여대 식품영향학과를 자퇴했던 쓰라림처럼 제각각의 길은 따로 있다" 는 그녀의 말에서 우리 젊은이의 성숙함이 엿보인다.

허의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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