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체제인사 주류-비주류 갈등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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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베이징 = 유상철 특파원]중국의 반체제 인사들간에 주도권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해외에서의 반체제운동을 누가 이끄느냐를 둘러싼 내분이다.

중국의 반체제 세력은 현재 수십개의 단체들이 난립한 상태. 하지만 크게는 주류파와 재야파로 나뉜다.

주류파의 정점은 웨이징성 (魏京生.49) .18년간의 옥고끝에 97년 풀려난 '중국 민주화의 대부 (代父)' 다.

뉴욕에 본부를 둔 단체인 '중국인권' 및 잡지 베이징의 봄 (北京之春) 을

발행하는 세력들이 그를 따르고 있다.

재야파의 지도자는 왕시저 (王希哲.49) .79년 '베이징의 봄' 으로 잘 알려진 민주화운동의 주역으로 12년간 복역한 뒤 미국에 망명했다.

잡지 중국의 봄 (中國之春) 을 발행하는 조직과 워싱턴에 거점을 둔 '자유중국운동' 등 약 18개 단체들로 이뤄져 있다.

두 파의 갈등은 지난 8일의 미국 하원청문회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중국 인권상황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에서 방청석의 王이 발언권을 요청, "중국 인권에 관해 말할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 나왔다" 며 소리치는 바람에 승강이가 벌어진 것. 결국 의회경찰까지 동원되는 수라장이 됐다.

이같은 다툼은 국제사회의 자금지원과도 무관치 않다.

한 예로 미 의회는 주류파에 매년 수십만달러를 지원하지만 재야파에는 한푼도 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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