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청문회]임창열 경기지사 증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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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IMF 구제금융 신청 당시 경제부총리였던 임창열 (林昌烈) 경기지사에 대해선 97년 11월 19일 기자회견에서 그가 IMF 자금지원 신청 사실을 알고도 부인했는지가 질문의 초점이었다.

그해 11월 16일 강경식 당시 부총리는 미셸 캉드쉬 IMF 총재의 방한 때 구제금융을 신청키로 결정해 놓은 바 있었다.

때문에 19일 林전부총리의 'IMF행' 부인은 IMF와 한국 정부간 신뢰를 완전히 무너뜨린 결정적 계기가 됐고, 단순한 외환위기가 총체적 경제위기로 번지게 됐다는 것이 자민련 의원들의 인식이었다.

林전부총리는 특히 본지 (本紙) 를 인용하며, 취임 당일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면 IMF행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고 진술했다.

그러나 당시 본지는 林전부총리가 공식 기자회견에서 "IMF 구제금융 당장은 필요없다" 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사실과 배치되는 발언을 한 셈이다.

- (천정배) 97년 11월 19일 오전 부총리에 임명되고 나서 기자회견을 할 때 IMF 구제금융을 받기로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렇게 부인할 사정이 있었나.

"대통령이 정했다면 후임 부총리가 달리 발표할 이유는 없었다. "

- (천정배) IMF 결정을 언제 알았나.

"기자회견 뒤 재경원 간부와 김영섭 청와대 경제수석과 토론회를 가졌다.

토론회 끝마무리에 金수석이 IMF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냈다.

20일엔 김용태 (金瑢泰) 비서실장이 전화해 'IMF 피셔 부총재가 온다던데 IMF 문제를 어떻게 할 거냐' 고 묻길래 가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두 사람 의견을 검토하고, 상황을 점검해 보니 IMF로 가야 되는 상황으로 정리됐다. "

- (천정배) 임명 뒤 재경원 직원들로부터 받은 종합대책에는 IMF행 언급이 없었나.

"그런 내용은 들어있지 않았다. "

- (김칠환) 11월 12일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부터 경제부총리 내정을 통보받으면서 외환위기가 심각하니 IMF 갈 준비를 하라는 통보를 받았나.

"IMF 문제는 안나왔다. 정부가 IMF 협의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 보고된 것은 14일이다. "

- (김칠환) 김인호 경제수석에 따르면 그간에 있었던 캉드쉬 총재와의 협의 결과를 말해줬다는데.

"강경식.김인호 두 사람으로부터 들은 일 없다. 협의진행 중이라는 얘기만 들었다. "

- (김칠환) 임명 당일 오전 10시30분쯤 임명장을 받은 뒤 대통령과 독대해 티타임한 적이 있나.

"그렇다. "

- (김칠환) 그때 IMF행을 포함해 인수인계해 발표하라는 얘기가 있었나. "내 기억에 포괄적 지침으로 기억한다. 19일에 발표하라든지, 재가가 났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없다. "

- (김영환) 19일 기자회견에서 IMF 도움 없이도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한 적 있나.

"기자회견 중 다 끊어내고 한토막만 인용하면 되나. 필요하면 도움받겠다고 했고, 국제시장에서 롤오버 (상환연장) 해주면 가능하겠다고 했다."

- (정우택) 참고인이 19일 기자회견에서 IMF행을 발표하지 않자 이에 놀란 김영삼 대통령이 김용태 비서실장을 통해 전화로 항의하고, 발표를 지시했다던데.

"金실장으로부터 전화받은 사실이 없다."

- (정우택) 19일 기자회견 때까지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IMF와의 협의내용을 전해들은 적 있나.

"없다. 17일 김인호 수석에게서 '협의 중' 이란 얘기만 들었다. IMF행을 알았다면 발표 안할 이유가 없다."

- (정우택) 金전대통령은 17일 참고인과의 독대에서 IMF 구제금융 신청사실과 함께 차질 없는 업무수행을 지시했다고 했는데.

"17일엔 APEC관련 얘기만 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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