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왕따'는 좋지 못한 말 앞으로 쓰지 말아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왕따' 라는 말은 생긴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여 마구 쓰는 바람에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됐다.

그러나 이 말을 씀으로 해서 아이들의 피해를 불필요하게 증폭시켜주고 있는지 반성해 보아야 한다.

왕따는 물론 따돌림을 받는 아이를 가르키는 말이다.

그렇다면 왜 '왕' 자를 붙였는가.

따돌림을 받는 아이라는 낱말이 없어 새로운 말이 필요하다면 '따돌이' 정도면 충분할 것이며 따돌림을 당한다는 것은 왕따를 당한다고 하지말고 그대로 따돌림을 당했다고 표현해도 아무 부족함이나 불편이 없을 것이다.

굳이 왕따라고 호들갑을 떨어 상호간에 죄의식과 피해의식을 주고 있는 것이 아닌지 반성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는 아이들에게 따돌림에 대한 괜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악의가 있고 정도가 심한 따돌림이라면 이를 행한 학생들은 엄중히 다스려야 하며 그 피해자에게는 특별한 배려를 해줘야 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일의 경중을 가려 적절하고 현명하게 대하는 성숙된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며 말 한마디라도 제대로 사용해 우리말을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야 할 것이다.

신부용 <교통환경연구원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