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계급(階級) / 계층(階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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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는 카스트(caste)라는 세습적인 계급제도가 있다. 여기에는 브라만·크샤트리아·바이샤·수드라가 있고, 이들보다 못한 불가촉천민(不可觸賤民)이 있다.

어느 사회건 구성원 사이에 신분이나 지위의 구분이 있게 마련이다. 신분이나 지위를 구분하는 말에 ‘계급’ ‘계층’이 있다. ‘계급’은 일정한 사회에서 신분·재산·직업 따위가 비슷한 사람들로 형성되는 집단, 또는 그렇게 나뉜 사회적 지위를 뜻한다. ‘계층’은 사회적 지위가 비슷한 사람들의 층을 이른다.

이를테면 군인의 ‘계급’은 ‘이병-일병-상병-병장-하사-중사-상사-소위…’ 등을 총체적으로 가리킬 때 쓴다. 사회의 ‘계층’도 ‘빈민층-서민층-중산층-상류층’ 등을 일괄적으로 지칭하는 말이다. 군대나 경찰 조직 등의 위계(位階)를 빼놓고 일반 사회나 조직의 집단을 얘기할 때는 ‘계급’과 ‘계층’을 바꿔 써도 큰 무리는 없다.

‘중류 계급’과 ‘중류 계층’이라고 했을 때 ‘계급’은 사회나 조직 전체를 염두에 두고 그 전체 내에서 어떤 단계에 속하는 사람들의 ‘신분’ ‘지위’에 초점이 있다. ‘계층’은 어떤 신분(즉 계급)에 속하는 ‘사람들의 집단’에 강조점이 있다.

최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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