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남 의장 "일용직 노동자 보니 목이 메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11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한 근로자의 절규를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전날 민생 탐방을 위해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밥퍼운동본부'를 찾아갔을 때 만난 일용직 노동자의 얘기를 꺼낸 것이다.

"한 근로자가 나를 보자고 하더니 밥은 안 먹고 막 울더라. 땀인지 눈물인지 식판에 뚝뚝 떨어지더라. 건설현장에 나가야 하는데 요즘엔일이 없어 며칠째 못나갔다고 했다. 급기야 하루 6000원 하는 여인숙 값을 내지 못해 쫓겨나게 생겼다고 하더라."

그래서 신 의장은 "나도 목이 메어 밥을 먹지 못했다"고 했다. "민생 안정에 전력을 다해야겠다고 또 다짐했다"는 말도 했다.

회의장은 잠시 숙연해졌다. 하지만 그걸 전해들은 일부 당 관계자는 "민생이 어려운 걸 이제 알게 됐느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초선의원은 "지도부는 그동안 경제를 앞세우면 비개혁적이고, 보수라는 분위기를 조성한 책임이 있다"며 "신 의장이 민생 현실을 얼마나 알았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감상적인 태도에 젖기보다 민생을 살리는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는 게 더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신용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