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30개라도, 직무와 상관 없다면 눈길 못 끌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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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미 대리는 “자기소개서 소제목을 재미있게 표현하는 것도 시선을 끄는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입사지원서에는 열정과 솔직함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경력이 화려하게 부풀려진 자기소개서는 독(毒)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서류전형을 통과했더라도 면접 과정에서 반드시 탄로나거든요.”

12일 오후 서울 순화동 중앙일보 L1 세미나실에서 90여 명의 취업 준비생이 몰린 가운데 ‘취업 선배와의 대화’가 열렸다. 강사는 GS칼텍스 인사지원팀 정수미 대리. 2004년 입사한 이후 인사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그는 GS칼텍스의 장점으로 ▶다양한 교육훈련 등 지속적인 성장 기회 부여 ▶성과에 상응하는 수준의 보상 ▶직원에게 전폭적인 권한 이양을 꼽았다. 실제로 대리 직급인 그 역시 GS칼텍스의 채용 전반을 담당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정 대리는 간략한 회사 소개에 이어 HR 전문가답게 입사서류 작성법·면접 대응법 등 입사전형 전반을 꼼꼼하게 설명했다.

그는 취업 노하우와 관련해 “무엇보다 꼼꼼함과 매너를 갖추라”고 주문했다. 그는 “여기저기 중복 지원을 하다 보니 자신이 낸 입사지원서에 어떤 내용을 썼는지 인사팀에 문의해 오는 이들도 적지 않다”며 “이런 지원자에게 좋은 점수를 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력사항도 무작정 많이 적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이 지원하는 회사 직무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그는 “직무와 무관한 경력이나 자격증이 20~30개가 되더라도 제대로 된 하나의 경력만 못한 경우가 많다”며 “꼼꼼함이 필요한 재무분야 지원자가 학창 시절에 응원단장 등으로 활동한 것은 큰 장점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또 입사지원서 작성 때 인사담당자의 입장에서 보기 편하도록 작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령 지원자가 가진 자격증을 적을 때 취득 날짜를 기준으로 단순 나열할 것이 아니라 업무와 연관성이 높은 자격증을 윗줄에 쓰는 식으로 전략적인 지원서 작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기소개서 등에는 인사담당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재미난 표제어를 달아두는 것도 효과적이다. ‘지원자의 갈등 극복 사례’를 소개하는 부분에서라면 ‘힘들었던 군생활’ 같은 식상한 표현보다는 ‘마로니에 공원으로 초대합니다’처럼 이색적인 제목이 더 낫다는 것이다.

정 대리는 “면접시험도 유형에 따라 요구하는 가치가 다른 만큼 전략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개별면접은 지원자 개개인의 행동과 성품을 보기 위한 것인 만큼 밑자료가 되는 입사지원서와 자기소개서 내용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최근 유행하는 PT면접은 문제 해결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다. 집단토론면접은 논리적인 발표 못지않게 다른 이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강의 후 ▶GS칼텍스 하반기 채용 규모 ▶기졸업자가 입사지원 시 불이익을 받는지 여부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그는 “우리 회사는 9월 초쯤 모집공고를 내고 채용인원은 예년과 비슷할 것 같다”며 “기졸업자라도 졸업 이후 공백기에 걸맞은 경험이나 실력을 쌓았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단 “공백기간 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는 면접관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연을 들은 김건석(26)씨는 “구직자가 중시하는 경력과 실제로 채용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이 다르다는 것 알게 됐다”며 “무작정 스펙을 높이기보다 정말 가고 싶은 회사에 맞는 경력을 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이수기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 매주 화요일에는 취업 선배와의 대화

오늘은 니베아 마케팅팀의 이수정 차장이 강사로 나섭니다. 오후 4시까지 서울 중구 순화동 중앙일보 사옥 L1연수실로 오세요. 참고: joins.incrui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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