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격년 개최 싸고 IOC-FIFA 힘겨루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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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올림픽' 대 '월드컵'. 국제스포츠계의 두 공룡인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와 국제축구연맹 (FIFA) 이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양대 기구는 8일 (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서 후안 사마란치 IOC위원장과 제프 블라터 FIFA회장의 회담을 연다. 회담의 표면적 안건은 IOC의 금지약물 징계조항과 분쟁조정기구를 축구에도 적용하는지 여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최근 터져나온 블라터 회장의 '월드컵 격년제 개최' 주장을 두고 격론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블라터 회장은 6일 월드컵 격년제 개최의사를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월드컵이 2년마다 개최되면 축구가 결코 올림픽의 한 종목에 머무르지 않을 것" 이라며 "올림픽에는 현재처럼 어린 선수를 내보내면 충분하다" 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사마란치 위원장은 "축구를 올림픽종목에서 제외할 수도 있다" 는 입장이다. IOC는 축구를 올림픽에 흡수하기 위해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의 나이제한 철폐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FIFA는 올림픽 축구와 월드컵의 차별을 위해 IOC의 방침을 따르지 않아 갈등을 빚어왔다.

올림픽과 월드컵이 동시에 벌어진다면 두 대회중 한 대회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 뻔하다.

축구는 세계 최대 팬을 확보하고 있으며 올림픽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격년 월드컵은 2008년 처음 실시될 계획이다.

그러나 FIFA 창립 1백주년인 2004년 '유사 월드컵' 이 개최될 예정이어서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2년마다 월드컵이 열리게 된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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