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강공 배경]2여 모처럼 결속 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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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여권이 초강경 기류에 휩싸여 있다.

김종필 (金鍾泌) 총리 주재로 6일 열린 국민회의.자민련의 국정협의회는 '국회 529호실 사태' 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이번 회기중 한나라당 서상목 (徐相穆)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처리하고 여당 단독으로라도 청문회를 강행키로 입장을 정리했다.

양당은 5일 여권 단독으로 본회의에서 70개 안건을 통과시킨 데 이어 6일에도 안건을 강행 통과시켰다.

사실 이같은 강경기류는 수일전부터 감지되기 시작했다.

청와대와 안기부가 야권의 공세에 거센 반격을 가했고, 검찰은 이 사건의 수사지휘 책임자를 대검 공안부장에서 강력부장으로 바꿨다.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시다.

국민회의 고위 당직자는 "여당의 자존심을 살리는 데까지 밀고 가겠다" 고 언급했다.

여당 내부에서는 "계속 야당에 밀릴 바에야 무엇 때문에 과반수 의석을 만들었느냐" 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도 했다.

이같은 강공의 기저에는 529호실 사태가 한나라당측에 의해 치밀하게 '기획' 됐다는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

이회창 (李會昌) 총재측이 세풍 (稅風).총풍 (銃風) 사건으로 초래된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수습하기 위한 국면전환용으로 준비했다는 것이다.

국민회의 정동영 (鄭東泳) 대변인은 6일 "한나라당은 지난해 추석 연휴때 이 카드를 사용하려고 했으나 국회정보위원장 출신의 야당 중진 (辛相佑 국회부의장) 이 극력 반대해 연기됐다는 정보가 있다" 고 공개했다.

한마디로 불순한 동기에서 비롯된 만큼 강공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다.

또 내각제 갈등으로 균열 조짐을 보였던 국민회의.자민련이 모처럼 결속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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