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 1조원 '유혹'에도 미국 안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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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배아줄기세포를 복제하는 데 성공한 서울대 황우석 교수가 미국의 한 연구기관에서 1조원 이상의 연구비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한 것으로 밝혀졌다. 청와대 박기영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은 10일 "최근 미국의 한 주정부에서 황 교수를 유치하기 위해 1조원 이상의 연구비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으나 거절한 것으로 안다"며 "자신의 연구결과가 국가적 차원에서 활용돼야 한다는 뜻에서 결정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지난 2월 사이언스지에 논문을 발표한 이후 외국 연구기관들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으나 "서울대라는 부끄럽지 않은 기관에 소속돼 있다"며 "대신 세계적인 연구기관과 공동연구를 활발하게 펼칠 생각"이라고 스카우트 제의를 단호히 거절한 바 있다. 황 교수는 사람이나 동물의 난자가 필요없는 줄기세포 복제 신기술 개발 등 지금까지 해온 줄기세포 연구보다 부가가치가 훨씬 큰 연구 프로젝트를 정부와 공동으로 진행하기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보좌관은 또 "황 교수에 대한 특별지원팀을 청와대 안에 구성한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지만 앞으로 보다 높은 차원의 관리나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보좌관은 "현재 적극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상황이며 아직 구체적인 지원 방법을 결정하지는 않았다"면서 "관계 부처와 협의해 황 교수 같이 뛰어난 연구를 하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보좌관은 이어 "황 교수의 경우 그의 연구가 외국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고, 앞으로 국내에서 연구활동을 지속하더라도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정부가 지원을 검토 중인 첨단 신기술 개발팀은 현재 황 교수 팀을 포함해 6개 정도"라고 밝혔다.

최훈.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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