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E-메일통신]'보따리 무역상'조직화 계획없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Q:중고 휴대폰을 홍콩 판매조직에 의존해 중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보따리상' 기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구매 - 운송 - 판매의 체계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화교들처럼 체계적인 판매조직이 있다면 본격적인 수출이 가능할 것 같은데 아쉽기만 합니다.

김승남

A: 보따리 무역의 원조는 화교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화교들은 전세계에 퍼진 혈족들을 활용해 장사를 해왔습니다. 특히 동남아 화교들은 보따리 중개무역을 통해 자본을 축적한 뒤 제조업으로까지 진출해 있습니다.

1백년이 넘는 경험이 축적되면서 화교들 사이에는 구매 - 운송 - 판매가 체계화됐습니다.

우리나라의 보따리 무역은 일천합니다.

원조라 할 수 있는 사람들도 길면 7~8년이고 대부분 1, 2년 정도입니다.

아는 사람들끼리 어느 정도 정보교류는 되지만 체계화까지는 안돼 있습니다.

게다가 상거래 질서가 갖춰지지 않은 형편이어서 정보를 쉽게 공유하려 들지 않습니다.

품목과 수요처를 알려주면 사람들이 몰려 장사를 망치기 일쑤입니다.

정보가 없다 보니 보따리 무역 초보자들의 실패 확률은 더욱 높습니다.

소문 하나만 믿고 이역만리에 나갔다가 본전도 못 건지는 사례가 비일비재합니다.

보따리상들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인천항에도 정보교환을 위한 공간 하나 없습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청은 올해 보따리상들을 위해 정보교환을 위한 도움방을 인천항 인근에 마련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가 화교처럼 보따리 무역이 체계화되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상도덕을 지키면서 협력한다면 예상보다 빨리 자리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석봉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