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피아이, ‘광 파워 분배기’ 세계시장 석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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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0년을 맞은 ㈜피피아이 직원들이 광통신 부품 생산에 열중하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광통신 부품 제조업체인 ㈜피피아이는 대학 실험실에서 출발해 초고속통신망의 핵심부품인 ‘광 파워 분배기’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기업이다.

이 회사가 출범한 것은 1999년 9월, 전남대 학내 벤처기업으로 설립됐다. 이듬해 평판 광회로 집적기술을 바탕으로 광주 첨단산업단지에 생산공장을 지었다. 하지만 초창기 4~5년은 연구·개발단계였다. 매출도 수억원에 불과했다.

이 회사는 광회로 집적기술로 광 파워 분배기(일명 스플리터)를 2002년 말 개발·생산해 내면서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광 파워 분배기는 전화국이나 케이블방송국에서 광케이블을 통해 전달되는 하나의 신호를 분리해 아파트·주택 등 여러 가입자에게 전송하는 부품이다. FTTH(댁내광가입자망) 구축에 필수적이다. 같은 해 영상·전화·데이터 등의 대용량 신호를 하나의 광선로에서 32가입자로 동시에 분리해 초고속으로 전송하는 광 파장 다중화소자(일명 AWG)를 만들었다. 이들 제품은 2003년 산업자원부로부터 우수품질인증(스플리터)과 신기술인증(AWG)을 받았고, 2006년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됐다.

이 회사는 광 파워 분배기 칩에서 2005~2008년 미국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수출만으로 2005년 3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KT와 하나로통신이 FTTH 사업에 나서면서 주력 제품의 성능인정 테스트를 모두 통과해 매출이 크게 늘었다. 2007년 51억원, 지난해 8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150억원, 내년에는 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출이 200억원을 넘어 기업이 안정 단계에 접어들면 코스닥시장에 등록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최근 광통신 시스템을 소형 모듈화한 ‘지능형 광 다중 입출 처리기(ROADM)’를 개발했다. 광 파장 다중화·역다중화소자, 광 선로 변환 스위치, 광 신호 감쇄기 등의 기능을 가진 시스템을 한 개의 소형 모듈로 집적화한 것이다. 광통신시설이 아직 미약하고 면적이 넓어 장거리 전송 구간이 필요한 중국·인도·러시아 등의 광통신 백본망 설치 시장을 중점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김진봉(54·전남대 응용화학공학부 교수) 사장은 “초기 집중적인 연구·개발에 이어 생산기술 향상에 힘쓰고 있다”며 “내수가 늘고 인도·러시아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 매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해석 기자,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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