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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뉴브리지 택했나]홍콩상하이 무리한 요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매각시한에 쫓긴 협상끝에 정부는 제일은행의 인수자로 미국의 뉴브리지 컨소시엄을 택했다.

당초 정부는 홍콩상하이은행 (HSBC) 을 유력한 후보자로 생각했으나 요구조건이 너무 가혹해 뉴브리지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과정 = 가장 큰 쟁점사항은 지분율. 51%의 지분만 넘기고 가능한 한 많은 지분을 보유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었다.

이에 대해 HSBC와 뉴브리지는 정부지분을 대폭 깎아내리려 했는데 특히 HSBC가 강경했다는 것이다.

또 HSBC측은 막판까지 부실자산을 2년간 1백% 보전해달라는 등 정부가 들어주기 곤란한 조건을 많이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뉴브리지와의 절충끝에 정부지분은 원안인 49%로 낙착됐다.

대신 뉴브리지측은 제일은행의 점포와 인원을 절반정도 감축할 것을 요구했고 정부도 이를 수용할 뜻을 보여 제일은행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또 뉴브리지측은 소액주주의 지분소각과 부실자산을 분리한 우량자산만의 매입을 주장하고 있어 이 부분은 앞으로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시한을 정하고 시작한 협상이다 보니 상대방이 무리한 조건을 많이 내걸었고 정부도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뉴브리지 캐피털은 어떤 회사인가 = 미국계 투자전문회사로 다른 금융기관과 합작해 기업을 인수한 뒤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 이를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식의 투자에 능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뉴브리지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 의 자회사로 지난 94년 홍콩에서 설립됐다.

뉴브리지측은 미국 최대 전기.전자업체인 제너럴 일렉트릭 (GE) 의 자회사인 GE캐피털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일은행을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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