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독과점 더 심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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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커피믹서.가스레인지.컴퓨터용 수상기 등이 새로 시장지배적 품목으로 지정됐고 무선전화기.선풍기.브래지어 등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30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99년도 시장지배적 사업자 현황' 에 따르면 98년도 시장지배적 품목중 11개 품목이 독과점 우려가 줄어들면서 제외된 반면 12개 품목이 신규 지정돼 총 1백29개 품목.3백24개 사업자가 지정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98년에 비해 1개 품목.13개 사업자가 순증 (純增) 한 것이다.

공정위는 이들 시장지배적 품목.사업자중 5대 그룹이 58개 품목.1백7개 사업자를 차지, 전체에서의 비중이 각각 45%, 33%에 달해 전년의 39.8%, 30.9%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30대 그룹의 비중은 품목별로는 올해 66.4%에서 99년엔 67.4%로 증가한 반면 사업자 숫자는 55.3%에서 54.6%로 소폭 감소했다.

공정위 조학국 (趙學國) 독점국장은 "30대 그룹의 7백21개 계열사중 77개사가 1개 이상의 품목을 독과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서 "특히 5대 그룹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고 말했다.

공정위는 그러나 ▶98년 시장지배적 품목이었다가 지정 제외된 11개 품목중 9개 품목의 제외사유가 상위 사업자들의 시장점유율이 줄어들었기 때문인데다▶98년에 이어 계속 지정된 1백6개 품목중에도 시장점유율 순위가 바뀐 품목이 35개, 상위 3개사에 새로운 사업자가 진입한 품목이 17개나 되는 것으로 집계돼 전반적으로 사업자간 경쟁이 활발해지는 양상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참치통조림의 경우 98년엔 동원참치.오뚜기 2개사만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됐었으나 99년엔 사조산업이 1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며 새롭게 진입,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매년 시장규모가 1천억원 이상인 품목중 상위 1개사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3개 사업자의 점유율 합계가 75% 이상일 경우 시장지배적 품목으로 지정 (단 시장점유율 10% 미만인 사업자는 제외), 각종 불공정행위에 매출액의 3%에 달하는 과징금을 매기는 등 일반사업자 (매출액의 2% 과징금) 보다 무거운 처벌을 가하고 있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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