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문단장 김기남·통일부 장관 현인택 만난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조문하기 위해 21일 여의도 국회를 찾은 북한 노동당의 김기남 비서(우리의 부총리급 해당·左)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 3남 홍걸씨, 맏손자 종대씨, 정세균 민주당 대표(뒷줄 왼쪽부터)가 조문단을 맞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차 서울에 온 북한 특사조문단이 22일 오전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만나 남북 간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청와대와 통일부의 관계자들이 21일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문단 단장인 김기남 노동당 비서 등 6명의 조문단과 현 장관의 면담을 22일 오전에 하기로 양측이 합의했다”며 “현 장관과의 면담에서 얼마만큼 논의가 진전되느냐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과 조문단이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 대통령과의 면담 가능성에 대해 “단순히 인사차 만남이라면 성사되기 어렵겠지만 북한 조문단이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구체적인 메시지나 내용을 제시할 경우 이 대통령이 이들을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현 장관과의 면담 결과에 따라 이 대통령과 추후 면담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21일 밤 “현 장관과 북측 대표단의 면담 일정은 확정됐지만, 현재로선 이 대통령과의 만남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김 비서는 이날 오후 김포공항에 마중 나온 홍양호 통일부 차관과 만나 “다 만나겠다. 여러분을 만나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당국자 간 면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고려항공 특별기 편으로 서울에 도착한 조문단은 곧바로 서울 여의도 국회에 마련된 빈소를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의 조화를 전달했다.

조문단은 이어 동교동의 김대중평화센터에서 이희호 여사와 만나 김 위원장의 조의를 전달한 뒤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했다. 저희들 특사방문단을 보내 주셨다”고 말했다. 이들은 임동원 전 국정원장 등 평화센터 관계자들과 만찬을 한 뒤 숙소인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북한 당국자가 남한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2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조문단은 22일 일정을 마치고 오후 1시쯤 김포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이영종·서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