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인턴기자 이렇게 뽑았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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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국민의 정부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 을 목표로 한다면서 노사정위원회를 대통령자문기구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장경제의 이념적 토대인 신자유주의와 노사정위원회의 이론적 근거인 조합주의 (coporatism) 는 서로 상충하지 않을까요. " 중앙일보 인턴기자 선발 시험과정의 하나로 지난 10일 새마을 연수원 합숙평가 장소에서 이뤄진 모의 기자회견에서 나온 질문이다.

'정부의 노동정책' 을 주제로 브리핑한 노동부 정종수 (鄭鍾秀) 노정과장에게 쏟아진 응시생들의 날카로운 질문들은 실제 기자회견을 방불케 했다.

21세기 세계 초일류 신문을 지향하는 중앙일보는 IMF 관리체제 아래 긴축경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올해도 거르지 않고 신입기자를 뽑았다.

종래의 수습기자 선발방식을 바꿔 올해 처음 도입된 인턴기자제는 응시자와 회사가 서로에 대한 충분한 관찰을 통해 선택의 기회를 갖도록 하는 새롭고 유익한 채용방식이다.

중앙일보는 인턴기자 합격자들을 3개월간 실무 취재부서에 배치, 교육과 현장경험을 거쳐 적성.끼.능력 등을 평가한 뒤 최종 합격자를 정식기자로 채용할 방침이다.

중앙일보는 이번 인턴기자 선발과정에서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입체적.다면적 평가기법을 동원해 집요한 근성과 끼, 사명감.적극성을 갖춰 다음 세기를 선도할 인재를 찾는 데 주력했다.

올해는 토익 성적 8백점 이상자를 대상으로 인터넷을 통해서만 응시자를 모집했다.

원서 제출자는 1천3백명이었다.

올해 1차 전형에서는 지난해와 달리 종합교양.논문 등의 필기시험을 생략했다.

대신 서류전형과 자기소개서.기자 도전장에 대한 평가 등을 통해 3백명을 1차 합격자로 선발했다.

중앙일보는 이들 1차 합격자를 대상으로 작문.기사작성 평가를 거쳐 37명을 2차 합격자로 뽑았다.

문제 의식과 문재 (文才) 를 평가하기 위해 작문의 주제는 '핸드폰' 으로 정해졌고, 기사 작성은 '김정일 가상 인터뷰' 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중앙일보는 이어 3일간의 현장 종합취재 실습평가와 1박2일간의 합숙평가를 통해 인턴기자 10명을 뽑았다.

현장 취재 실습 평가는 첫날 재래시장 자유취재 후 기사 작성, 둘쨋날 대학로 스케치, 셋쨋날 탑골공원에서의 단상 (수필) 등의 순으로 이뤄졌다.

이를 통해 응시생들의 창의성.문장력.가치관.감성.끼 등을 평가했다.

올해에도 평가의 백미 (白眉) 는 응시생과 편집국 차장 이상으로 이뤄진 평가위원단 (위원장 이석구 부국장) 이 숙식을 함께 하며 치른 합숙평가였다.

평가는 여덟가지 방식으로 이뤄졌다.

주요기사 배치 편집회의.논리게임.기획취재 특집 아이디어회의.관찰력 테스트 등은 응시생들의 창의성.지적 순발력.논리전개능력.지적 호기심.인성 등을 평가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기자에게 요구되는 날카로운 눈썰미를 평가하기 위해 올해 전격 도입된 관찰력 테스트는 국산 영화 '투 캅스' 의 일부 장면을 보여준 뒤 영화의 내용과 상영 장소의 비치물에 대해 묻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와 함께 기자로서의 끼를 보기 위한 자기소개와 막걸리 파티.등산대회 등을 통한 인성평가도 지난해처럼 실시됐다.

3차인 면접은 사장과 중역.편집국장이 맡아 응시자들의 감성.인품을 중점적으로 보았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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