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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cover story] 패션 뉴스메이커, 신민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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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몸매’ ‘여신 몸매’ ‘다이어트를 위해 목표로 삼는 연예인 1위’ ‘엠넷 와이드 연예뉴스 선정 상반기 결산 패셔니스타(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유행을 이끄는 사람) 1위’….

2009년 상반기, 배우 신민아(25)는 이 모든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가 입은 옷들은 패션계의 화제가 됐고, 출연한 소주 광고 포스터는 시중에서 품귀 현상을 빚었다.

그는 중학교 2학년이던 1998년 잡지 모델로 데뷔했다. 데뷔 때부터 신민아를 지켜봐 온 사진 작가 조선희 씨는 그에 대해 “이웃집 ‘소녀’같은 친근한 모습에서 어느새 사랑하고픈 ‘여인’으로 변화했다”고 말했다. 올해 나이 스물다섯, 신민아는 성숙한 외모와 연기, 감각 있는 패션으로 최고의 빛을 발하고 있다는 것이 연예계의 중론이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각종 패션 잡지와 광고에서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 패셔니스타로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글래머러스한 몸매와 작은 얼굴, 푹 파인 보조개의 조화는 광고업계도 사로잡았다. 현재 그는 속옷ㆍ화장품ㆍ커피ㆍ의류 등 총 9개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그를 모델로 기용한 속옷 브랜드 비비안의 상품기획팀 양승남 부장은 “자연스럽고 세련된 패션, 완벽한 몸매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 때문에 새 모델로 기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달 초, 중앙일보 스튜디오에 감색 원피스에 플랫 슈즈를 신은 신민아가 나타났다. 최근의 빡빡한 일정에 치였을 법도 한데, 두 눈은 반짝반짝 생기 있게 빛나고 있었다. style&은 그를 섭외하면서 패셔니스타로서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었다. 그는 어깨 라인이 부각된 파워 재킷에 타이트한 진 바지, 몸매가 드러나는 보라색 원피스, 영국에서 직접 사온 꽃무늬 원피스 룩을 각각 준비해왔다.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모델 출신답게 쉴 새 없이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며 다양한 포즈를 선보였다.

“섹시 이미지 아직 부끄러워요”
올 들어 그녀에게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섹시 이미지’가 강하게 부각됐다는 점이다. 특히 허리를 잔뜩 꺾은 한 청바지 브랜드 광고와 가슴 라인을 전격적으로 노출한 속옷 브랜드 광고 컷이 공개되면서 ‘명품 몸매’ ‘여신 몸매’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예전엔 나보다 나이 많은 언니들을 중심으로 한 여성 팬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남성 팬들도 많이 늘었어요.” 그는 수줍게 웃으며 “섹시란 단어는 좋지만 아직은 쑥스럽다”고 말했다.

“데뷔했을 당시 제가 많이 어렸기 때문에 사람들은 제게 섹시함을 요구하지 않았고, 설사 요구했다 하더라도 표현되지 않았을 거예요. 시간이 흘러 나이에 걸맞은 성인 연기를 하고 또 유부녀 역할도 맡게 되면서 자연스레 섹시한 면이 눈에 띄기 시작한 것 같아요.”

‘명품 몸매’라 불리지만 정작 당사자는 몸매에 불만이 있다고 한다. 체격에 비해 다소 넓은 어깨와 큰 골반이다. 데뷔 당시의 15세 소녀에게는 이것이 큰 콤플렉스였고 그래서 최대한 가리려고 애썼다. 하지만 최근엔 이 콤플렉스를 오히려 매력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당당히 보여주려 하고 있다.

“색깔·디자인 균형감 맞추는 게 중요”
모델 출신 연기자들은 원래 옷 잘 입기로 유명하다. 공효진, 김민희, 배두나 모두 비슷한 시기에 그와 함께 잡지 모델로 활동했던 이들이다. 이들이 진작부터 패셔니스타로 주목받은 것에 비해 ‘신민아 스타일’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으니 다소 늦은 편이다.

“올 상반기 들어 패셔니스타라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한 번 멋진 모습을 보여 드린 후엔 특이한 시도를 해도 다 예쁘게 봐주시는 거죠.”

스스로 운이 좋았다고 하는 건 올해 대중 앞에 설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다. 상반기에만 ‘키친’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10억’ 등 그가 주연으로 출연한 3편의 영화가 개봉됐다. 영화 제작발표회나 언론 시사회 등 공식 석상에 설 때마다 영화 컨셉트에 맞게, 거기에 더해 시대를 조금씩 앞서가는 패션을 보여준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신민아와 지인들의 분석이다.

“패션에서는 너무 튀거나 유행을 맹목적으로 좇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상의가 튀는 색상이라면 하의는 밋밋한 색상의 것을 선택한다든지 해서 균형감을 맞추는 거죠.” 그는 “요즘 자주 언급되는 ‘신민아 스타일’의 핵심은 세련된 절제미”라고 설명했다.

촬영 협조=원피스ㆍ워커 개인 소장, 제이미&벨(귀고리, 반지, 그린 포인트 골드 팔찌), 베투스(골드 팔찌, 레드 원석 뱅글)


부모님께 선물 받은 장신(長身)ㆍ보조개
데뷔 당시 그의 키는 1m66㎝였다. 먹는 것을 싫어하는 중학교 2학년 여학생치고는 꽤 큰 키였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장신 유전자 덕분이라고 한다. 그의 어머니는 딸보다 4㎝가 큰 1m73㎝, 아버지 또한 1m76㎝로 그 세대에서는 큰 편이다. 옆자리에 있던 홍보팀 직원이 “그의 어머니도 굉장한 미인”이라고 귀띔했다. 동안의 핵심인 보조개 또한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저희 집 식구가 다섯 명인데 모두 보조개를 가지고 있어요. 어머니는 하나, 아버지는 두 개. 전 아버지를 닮았어요.”

갖고 있는 팔찌만 50~60개
그는 빈티지 패션 예찬론자다. 평상시에 그가 즐겨 입는 옷도 빈티지 원피스다.

“빈티지 옷들의 장점은 흔하지 않다는 거예요. 또 이런 옛날 옷들은 길이나 디자인만 살짝 고쳐 입어도 아주 새로운 느낌을 내니까 나만의 옷이라는 생각이 확실히 들죠. 새 옷을 입었을 때의 어색함 같은 건 전혀 없이 내 몸에 꼭 맞는 그 느낌이 좋아요.”

외국에 나갈 때면 아무리 바빠도 빈티지 숍에는 꼭 들른다고 한다. 이외에 그의 평소 스타일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옷은 재킷이다. 정직한 기본 스타일의 재킷을 좋아하지만, 최근엔 남자 친구의 옷처럼 헐렁하다고 해서 ‘보이프렌드 재킷’이라 불리는 매니시한 재킷도 즐겨 입는다. 어깨 라인이 강조된 1980년대 스타일의 재킷도 요즘 그가 사랑에 빠진 아이템이다.

“패셔니스타라는 말에 비해 실제로 갖고 있는 의상은 대부분 평범한 편이에요.” 대신 액세서리로 포인트 주는 것을 즐긴다는 그가 가장 애용하는 아이템은 뱅글과 스카프다. 뱅글은 50~60개 정도 가지고 있다. “빈티지 원피스, 청바지 어디에 매치해도 잘 어울리거든요.”

“패셔니스타로 불리는 건 좋아요. 하지만 그 한 가지 이미지로만 고정되는 건 싫어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배우의 숙명이니까요. 2~3년 후에는 연기로 인정받는 배우 신민아가 됐으면 좋겠어요.”



[신민아의 ‘스타일 토크’]
화장법

아토피성 민감 피부여서 순한 기초 제품 위주로 사용한다. 밤에 아무것도 바르지 않고 잘 때도 종종 있다. 당기는 부분에는 로션만 살짝 발라준다. 평상시 외출할 때는 파운데이션으로 울긋불긋한 피부 톤을 정리하고 눈썹만 그려준다. 입술은 보습을 위해 립밤을 바르고 그 위에 붉은색 틴트를 발라 마무리한다.

청바지
몸에 꽉 끼는 청바지가 불편하다고 헐렁하게 입으면 더 뚱뚱해 보인다. 몸에 딱 달라붙는 청바지를 살 때는 입으면서 좀 늘어날 것을 대비해 한 사이즈 정도 작은 것을 산다. 청바지는 캐주얼, 정장 등 모든 스타일에 잘 어울리지만 개인적으로는 흰 티셔츠, 운동화와 입는 게 제일 예쁜 것 같다. 여기에 뱅글을 여러 개 겹쳐 하거나 캐주얼한 분위기의 긴 목걸이 혹은 스카프를 여러 개 둘러 포인트를 준다.

향수
시원한 향보다는 진하고 달콤한 느낌의 향수를 좋아한다. 현재 랑방과 장 폴 고티에 향수를 번갈아 쓰고 있다. 최근 심취해 있는 디자이너는 제레미 스콧과 알렉산더 왕이다. 지방시나 발망 같은 브랜드의 옷도 좋아한다. 이들의 옷은 라인이 잘 살아 있어 몸매가 아름답게 보인다.

다이어트
최근 반신욕을 시작했다. 딱 배꼽 밑까지 오도록 욕조 물을 채우고, 손은 물에 담그지 않는 요령이 중요하다. 15분 정도 있으면 땀이 나오면서 몸 속 노폐물이 다 빠져나온 듯 시원하고 개운해진다. 반신욕도 많이 하면 살이 처질 수 있다고 해서 소금 입욕제를 사용하고 있다. 잠자기 여섯 시간 전에는 절대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만일 그 시간에 자장면이 먹고 싶으면 ‘내일 아침에 시켜먹어야지’라고 생각하며 참는다. 신기한 건, 다음날이 되면 먹고 싶었던 맘이 사라진다는 거다. 최근엔 간식으로 토마토를 즐겨 먹고 있다.


“사진작가 심중 꿰뚫는 똑똑한 모델”: 포토그래퍼 조선희

2003년 ‘올해의 패션 포토그래퍼상’을 수상했다. 신민아와는 1998년 한 의류 브랜드의 광고 촬영장에서 처음 만났고 지금까지 다수의 화보와 광고 촬영을 함께했다.

-처음 만났을 때의 모습을 기억하나.
“그녀의 나이를 처음 듣고 너무 놀랐던 기억이 난다. 엄마와 함께 촬영장에 나타난 15세 어린애치고는 성숙해 보였으니까.

-사진가로서 느끼는 그의 매력은.
“어려서부터 사진촬영에 익숙해서인지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신민아는 내가 어떤 분위기의 사진을 찍고 싶은지 설명해주면 그것을 정확히 이해하고 표현하는 배우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올 초 남성잡지 ‘에스콰이어’ 화보 촬영 때의 일이다. 약간 노출 있는 의상을 준비했는데, 민아에게는 미리 알리지 않았다. 여배우에게 ‘노출’은 민감한 주제인데 이것을 전화상으로 얘기하는 게 적당치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가 촬영장에 도착해 의상을 본 후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나는 청순한 섹시미를 카메라에 담고 싶다고 그를 설득했다. 우선 한 컷을 찍은 후 사진을 보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첫 컷을 확인한 그는 내 컨셉트를 이해하고 누구보다 촬영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친한 여자 연예인들이 종종 “언니는 남자들만 잘 찍는다”란 농담을 하곤 했는데, 이 사진이 그런 오해를 깨는 계기가 됐다. 여자도 잘 찍는다는 인정을 받았다고나 할까. 하하.”

-기억나는 촬영 에피소드가 있다면.
“6월에 광고 및 화보 촬영을 위해 이탈리아 밀라노로 출장을 같이 갔다. 야외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한 잘생긴 외국인 남성이 신민아에게 다가와 너무 아름답다며 연락처를 물었다. 내가 “아름답다고 말하는 걸로 만족하라”며 그 남성을 쫓아버린 기억이 난다.”


“맡은 캐릭터따라 스타일 변신 척척”: 스타일리스트 강윤주

1998년 패션잡지 ‘키키’에서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할 때 모델 활동을 막 시작한 신민아를 만났다. 이후 현재까지 그의 의상을 책임지고 있다.

-신민아에 대한 첫인상은.
“스튜디오에서 헐렁한 교복 차림에 단발머리를 한 그를 처음 만났다. 크고 또렷한 눈에서 이국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져 참 묘한 매력을 가졌구나 생각했다.”

-신민아가 패셔니스타로 불리게 된 계기.
“최근에 작품을 많이 했다. 각각 캐릭터가 달랐기 때문에 그때마다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할 수 있었다. 올해 트렌드인 80년대 복고 스타일을 적절히 반영한 것도 효과가 좋았다. 이런 요소들이 자연스레 발현된 그녀의 성숙함과 조화를 이루면서 대중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 것 같다.”

-의상을 선택할 때 가장 신경쓰는 점은.
“드라마, 영화 등 작품과 관련한 행사에서는 작품 속 캐릭터를 가장 중시한다. 영화 ‘10억’ 제작보고회 때 군화 발자국이 찍힌 원피스와 터프한 워커를 매치했던 것도 영화 속 배경이 사막임을 은연중에 표현한 것이다.”

-그의 신체적 매력에 대해.
“최대 장점은 다리가 길다는 것이다. 외국 브랜드의 청바지도 길이를 따로 손볼 필요가 없다. 드라마 ‘때려(SBS-2003)’나 ‘이 죽일 놈의 사랑(KBS2-2005)’ 때는 지금보다 얼굴에 젖살도 좀 있고 통통한 편이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살이 빠지면서 젖살도 빠졌고, 지금의 볼륨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몸매에 비해 골반과 어깨가 큰 것을 민아는 콤플렉스라고 말하지만 볼륨 있는 엉덩이는 24인치의 얇은 허리를 더욱 부각시키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민아는 김민희나 공효진 등 깡마른 몸매의 배우들을 부러워하는데, 얘기를 들어보면 이들은 오히려 민아의 볼륨 있는 몸매를 부러워한다.”

-스타일리스트로서 베스트 의상을 꼽는다면.
“지난해 대한민국 영화대상 시상식에서 선보였던 짙은 감색 디올 드레스가 제일 마음에 든다. 절제된 디자인이 그의 볼륨 있는 몸매와 잘 조화를 이뤘다고 생각한다.”

-올가을 ‘신민아 스타일’을 따라 하려면.
“치마에 과감하게 워커를 매치해 보라. 이색적이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 어깨 부위에 패드를 넣은 복고풍 옷들도 입어 볼 것을 추천한다.”

[신민아 프로필]
본명: 양민아
생년월일: 1984년 4월 5일
키 1m69㎝, 체중 46㎏, 혈액형 O형

※영화

10억(2009)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2009)
키친(2009)
고고70(2008)
무림여대생(2008)
야수와 미녀(2005)
달콤한 인생(2005)
마들렌(2002)
화산고(2001)

잡지 모델로 데뷔  11년째 ‘변신’중


중학교 2학년이던 1998년에 패션잡지 ‘키키(KiKiㆍ중앙m&b)’ 1기 전속모델로 데뷔했다. 당시에는 긴 생머리에 보조개가 보이는 상큼한 웃음으로 ‘이웃집 여동생’ 같은 인상이 강했다. 2001년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SBS-2001)’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하면서 청순하고 담백한 이미지를 주로 선보였고, 이 분위기는 2007년 ‘마왕(KBS2)’ 때까지 지속된다. 중간중간 작품의 성격에 맞춰 변화를 가지기도 했는데 ‘때려(SBS-2003)’ 때는 복싱선수 역할에 맞춰 캐주얼하고 빈티지한 느낌을 시도했었다.

청순함과 섹시함을 넘나드는 지금의 모습은 2007년부터 만들어진 것이다. 지난해 ‘고고 70’ 때는 영화 컨셉트에 맞춰 복고풍의 옷을 선보였고,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에서는 지적인 도시 여성의 캐릭터에 맞춰 짧은 단발머리에 모던하고 세련된 의상을 입었다. 올해 초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언론시사회에서는 어깨가 부각된 발망의 마이크로 미니 드레스에 스모키 화장을 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가장 최근인 ‘10억’ 시사회 때는 루이뷔통의 로맨틱한 드레스에 터프하고 매니시한 부츠를 매치해 독특한 개성을 연출했다.

글=송지혜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촬영 협조=발망(재킷), 파크 K(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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