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의회 불신임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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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퇴진 위기에 처하면서 중동평화가 다시 갈림길에 서고 있다.

이스라엘 의회는 21일 팔레스타인과 합의한 와이밀스 협정에 대한 재협상안에 대한 투표를 실시한다.

이 안건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의회에 상정한 것으로 투표결과는 집권 2년7개월째인 네타냐후 내각에 대한 불신임 성격을 띠고있다.

안건 내용은 이미 체결된 와이밀스 협정내용 이외에 팔레스타인측에 ▶독립 포기 ▶폭력선동 중단 ▶불법 무기 회수 등 5개항을 덧붙이겠다는 것이다.

만일 의회가 이를 거부하면 이는 총리에 대한 불신임으로 간주돼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의 약속대로 의회를 해산하고 내년초 조기 총선을 실시하는 수순으로 나가야 한다.

전문가들은 그렇게 흘러갈 공산이 크다고 점치고 있다.

의회가 해산되면 와이밀스 협정의 이행도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다.

의석수는 1백20석. 네타냐후 내각은 7개당이 모인 연정으로 구성된데다 7개당의 총의석수가 불과 61석으로 과반에서 겨우 1석 많다.

이같은 불안한 상태에다 여권내의 강경파들이 등을 돌리고 있어 와이밀스 재협상안은 통과가 어려운 국면이다.

네타냐후 총리가 내건 추가협상안으로 신임을 받는다 해도 "추가 협상은 없다" 는 미국과 팔레스타인을 설득할 명분이 없다.

만일 새로 총선이 실시돼 네타냐후 총리를 중심으로 한 강경 우파가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에는 '상황변화' 를 이유로 한 강경파들의 반대논리 때문에 협정이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도 크다.

네타냐후 내각이 이처럼 어려운 입장에 빠진 것은 와이밀스 협정 이후 철군에 들어가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최종 지위에 관한 협상을 재개했으나 좌.우파 모두로부터 거센 비난을 사왔기 때문이다.

반면 팔레스타인측은 자신의 헌장에서 '이스라엘 파괴 조항' 을 삭제하는 등 협정을 지키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내년 5월의 독립도 계획대로 밀고 나간다는 입장이다.

와이밀스 협정을 중재한 미국은 팔레스타인은 협정에 서명한 대로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빌 클린턴 대통령도 지난 14일 가자지구를 방문, '자신의 땅에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권리' 를 갖고 있다며 팔레스타인 독립에 긍정적이다.

<이.팔 중동평화협상 일지>

- 10월 23일 = '와이밀스' 협정 조인

- 11월 18일 = 팔레스타인 최종 지위협상 재개 합의

- 11월 20일 = 이스라엘, 요르단강 서안에서 철군 개시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죄수 2백50명 석방

- 12월 2일 = 네타냐후, '팔' 독립 철회 요구하며 철군중단 선언

- 12월 14일 = 빌 클린턴 대통령, 팔레스타인 방문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파괴' 조항 삭제

- 12월 15일 = 미.이스라엘.팔레스타인 3자회담 결렬

- 12월 20일 = 이스라엘 내각 와이밀스 협정 동결

- 12월 21일 = 이스라엘 의회 내각 불신임 투표

고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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