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홍제동 김재근씨 동발전위해 3천만원 기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70대 노인이 평생 농사를 지으며 모은 3천만원을 자신의 살고 있는 동네의 경로효친 사상 고취및 지역발전에 써달라며 썬뜻 내놓아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강릉시홍제동에 살고있는 김재근 (金在根.75) 씨. 金씨는 최근 자신이 살고 있는 홍제동사무소에 '훌륭한 동민상' 시상금으로 3천만원을 기탁하겠다는 약정서를 체결했다.

金씨는 현금 3천만원을 오는 23일 홍제동사무소에 전달할 계획이다.

金씨가 기탁키로 한 3천만원은 남의 논을 빌려 농사를 시작한 이후 평생동안 농사를 지으며 노후자금으로 모아놓았던 돈. 특히 이 돈은 金씨가 지난 95년까지 50여년간을 농사에만 매달리며 술과 담배는 일체 삼가한 것은 물론, 8년째 목디스크를 앓아 병원에 통원치료를 받으면서 택시를 한번도 타지 않을 정도로 알뜰하게 모은 재산이다.

"3천만원은 우리 같은 서민들에게는 큰 돈이지. 못난 부모를 만나 공부도 제대로 못한 자식들에게 나눠줄까 생각도 해봤으나 얼마남지 않은 여생동안 보람된 일을 하고 싶어 기금을 기탁했어. 이 돈이 함께 더불어 사는 동네를 만드는데 작은나마 보탬이 되면 그 이상 바랄게 없어. "

金씨의 이같은 생각에 5남3녀의 자녀들도 흔쾌히 동의했다는 것. 홍제동사무소는 金씨의 기탁금으로 지난 95년부터 홍제동민을 대상으로 매년 연말에 효행.봉사.지역개발등 3개 부문에 수상자 1명씩을 선정해 25만원 상당의 순금 행운의 열쇠나 현금으로 시상해온 '훌륭한 홍제동민상' 을 올해부터 1백만원 상당으로 확대해 시행할 계획이다.

최근들어 효행이 뿌리채 뽑히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는 金씨는 "홍제동민이 뜻을 한데 모아 웃사람을 공경라고 남을 돕는 전국 제일의 효행.봉사마을이 되기를 바란다" 며 환하게 웃었다.

강릉 = 홍창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