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돌 맞은 컴퓨터마우스]엥겔바트가 처음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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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사이버 공간과 현실 세계를 이어주는 가교(架橋) 마우스가 9일 개발 30돌을 맞았다.

'컴퓨터 휘즈 (귀재)' 1세대에 해당하는 더글러스 엥겔바트 (73)가 만들어 지난 68년 한 컴퓨터 관련회의에서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된 마우스는 컴퓨터 외부에 있는 장치가 내부의 것들을 통제한다는 관점에서 상당한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정작 사용이 보편화되기는 84년 애플사의 매킨토시 컴퓨터에 부착되면서부터였고, 이후 모든 컴퓨터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 됐다. 탭.트랙볼.펜 등 대체부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마우스의 상대가 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누가 마우스라는 이름을 지었는 지는 알려진 바 없는데 개발자인 엥겔바트는 "조그만 게 꼬리 (?)까지 달고 책상 위에서 날렵하게 움직이는 것을 볼 때마다 참 잘 지은 이름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만족해한다.

마우스의 최대 단점은 장기간 사용할 경우 손목이나 어깨에 통증이 오기 쉽다는 것. 특히 손목부위 근육이 지속적으로 긴장되기 때문에 건염이나 관절염을 초래하기도 한다. 크기.각도를 포함한 디자인 변경이 끊임없이 시도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마우스는 지난해 9천만개가 생산돼 전세계로 판매됐다. 주생산국은 중국과 멕시코다. 세계 최대의 마우스 메이커인 로지테크 (캘리포니아주 소재)의 최고경영자 게리노 드 루카는 곧 마우스 없는 세상이 도래한다고 보고 '마우스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언젠가는 사용자의 시선을 따라 컴퓨터 화면의 커서가 자동적으로 움직이는 시대가 온다는 게 그의 장담이다.

뉴욕 = 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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