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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열풍에 '숯'이 탄다…관련상품 쏟아져 인기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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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숯 건강법' 이 인기를 끌면서 숯과 관련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건강숯' 제품들이 삼성플라자.E마트.마그넷 등 백화점과 할인점에까지 진출해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숯이 건강에 좋다는 속설이 구전 (口傳)으로 퍼지면서, 종전에는 재래시장이나 통신판매를 통해 거래되던 숯제품이 '제도권' 유통망에까지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 다양한 숯제품 = ㈜진로가 10월말 출시한 소주 신제품 '참진(眞) 이슬로(露)' 는 숯을 이용한 마케팅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상품.

소주의 주성분인 물과 주정을 모두 대나무숯에 걸러냄으로써 미네랄이 풍부하고 정화된 소주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때마침 숯건강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출시 한달만에 6백80만병이 팔렸다. 이는 3년전 히트를 쳤던 '참나무통 맑은소주' (5백80만명)보다 60만병이나 더 팔린 것.

삼성플라자 분당점은 지난달 24일부터 숯 전문매장을 설치해 쌀벌레 방지용 참숯 (2천6백원)과 신발장.옷장 냄새 제거용 (6천3백원) 등을 팔고 있다.

마그넷 월드점과 강변점도 벌레퇴치용숯.생활숯.목욕용숯 등을 판매하고 있다. E마트는 1일부터 '건강 참숯' 을 1상자 5천원씩에 팔고 있다. 가공되지 않은 참숯이 10~15개 들어 있는 이 상품은 목욕용.물정화용.침실용.거실용 등으로 용도가 다양하다.

숯제조업체인 경북성주군 수촌임산 (0544 - 931 - 2257)은 일본에서 컴퓨터화한 숯제조기법을 도입해 구워낸 숯으로 베개.냉장고 소취제인 '깔끔이' 에다 고기나 생선에 발라 구우면 훈제맛을 내는 '맛깔' 등 숯을 이용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바로산업 (0351 - 841 - 5356)은 재래식 기법으로 구워낸 참숯을 할인점과 재래시장에 판매하고 있으며, 성냥불만 붙이면 바로 불을 붙여 아파트에서도 고기를 구울 수 있는 무연 참숯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숯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함량미달의 저질품도 나오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숯업체 관계자들은 "숯베개의 경우 숯이 10ℓ 이상 들어있어야 하고, 화학솜을 넣으면 안된다" 고 말한다.

◇ 왜 이렇게 많이 나오나 = 최근 시중에 퍼져 있는 숯 건강법은 '숯이 전자파를 중화시키고 원적외선을 방출해 집안에 놔두면 건강에 좋아진다' '빨래망에 담아 목욕물에 넣어둔 뒤 목욕을 하면 노폐물을 제거하는 효과가 크다' 는 내용.

심지어 당뇨.간질환 환자가 숯가루를 먹으면 낳는다는 내용이 담긴 책자 등도 발간돼 있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경원대 한의대 박종형학장은 "숯은 불순물.중금속 등 흡착력이 강하고 민간요법중 숯요법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만병통치약처럼 생각해선 안되고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해야한다" 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냄새제거.불순물제거.물 정화 등에 대한 효과를 인정하지만 전자파 중화효과 등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연구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목포대에서 열린 '숯이용에 대한 국제 심포지움' 에서는 "저온에서 구워 완전 탄화되지 않은 숯이나 독성이 있는 나무로 만든 숯을 잘못 복용할 경우 타르 등 발암성분과 독성 때문에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 경고하기도 했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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