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수레 회수안돼 억대 손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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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쇼핑수레 (카트)를 지켜라. ' 백화점.할인점 등 유통업체들이 쇼핑수레를 지키기에 비상이다.

물건을 싣고는 끌고 가버리는 소비자들 때문에 점포당 매달 많게는 1천여만원 상당의 손해를 입기 때문이다. 쇼핑수레는 국산은 보통 10만원, 수입품은 18만원대인 고가품인데 고객들은 무심코 버리지만 유통업계 입장에서는 이를 모으면 상당한 손실이다.

유통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전략은 ▶지킴이 작전 ▶잠금장치 ▶출입구 봉쇄 ▶바구니걸이 쇼핑수레로 교체 ▶사내 쇼핑카트 지키기 캠페인 등. '지킴이' 작전은 대부분 유통업체가 도입하고 있다.

쇼핑수레만 전담으로 지키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바깥으로 끌고 나가지 못하도록 출입구를 지키고, 주차장 등에 있는 쇼핑수레를 수거해 제자리에 갖다놓는 것.

삼성플라자는 지난 11월 1일 개점1주년을 맞아 정산해본 결과 1년간 쇼핑수레의 절반을 분실해 모두 2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쇼핑수레 지킴이 10명을 고용해 주차장.출입구 등에 배치했다.

뉴코아는 최근 아예 동전을 넣어야만 쇼핑수레를 쓸 수 있고, 다 쓴 뒤에 꽂아놓으면 동전을 돌려받을 수 있는 잠금장치를 도입했다. 뉴코아 관계자는 "뉴코아와 킴스클럽에서 한달에 1천여만원 이상의 쇼핑수레를 잃어버려 대당 2만5천원을 들여 잠금장치를 했다" 며 "잠금장치 비용으로 9백만원 정도를 썼지만 분실에 따른 비용보다는 적다" 고 말했다.

한화마트 잠실점에는 아예 출입구마다 쇼핑수레가 나갈 수 없도록 쇼핑카트 방지봉을 촘촘하게 박아놓았지만 이 봉을 타넘어 쇼핑수레를 끌고가는 주부들도 있어 추가로 지킴이까지 배치했다. 그래도 저녁무렵 카트수거차량이 인근 아파트단지를 돌며 회수작전을 펴고 있다.

그랜드백화점은 최근 곳곳에 쇼핑수레를 가지고 나가지 말라는 안내문을 붙여놓은 것은 물론 전직원이 퇴근직전 아파트단지를 돌며 회수한 결과 11월에는 분실대수가 종전의 절반 수준인 15대로 줄었다.

LG백화점 부천점 역시 지난 여름 부천시내를 돌며 50여개를 수거한 뒤 사내캠페인을 벌여 모든 직원이 수레지킴이로 나서 종전 1주일에 3~4개 분실하다가 최근에는 1.5개로 대폭 낮췄다는 것. 또 주부들이 바구니형 수레를 주로 가지고 간다는 점에서 수레를 교체할 때는 시장바구니 2개를 걸어서 쓸 수 있는 S자형수레를 구입하고 있다.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쇼핑카트를 그대로 아파트단지에 세워놓으면 고물상들이 회수해 가버려 찾을 수가 없게 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카트는 점포내에서만 써야한다는 인식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고 입을 모은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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