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씨 유골함 사라져 … 가족들 “제발 돌려달라”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27호 03면

15일 유골함이 도난당한 경기 양평 갑산공원 故 최진실씨 묘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최진실씨의 유골함이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최씨의 유골함이 안치돼 있던 경기도 양평군 갑산공원 측은 15일 이런 사실을 발견하고 오전 8시10분쯤 경찰에 신고했다. 갑산공원 관계자는 “오늘 아침 직원이 묘원을 순찰하던 중 최씨의 분묘가 깨져 있고 유골함이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죽어서도 쉬지 못하는 국민스타

양평경찰서 관계자는 “현장 확인 결과 최씨 납골분묘 벽면이 깨져 있었고, 분묘에 누군가 쇠망치 같은 도구로 수 차례 내리친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분묘 주변 잔디에서 발견한 빈 소주병 2개에서 지문을 채취해 정밀감식을 벌이고 있다. 묘역에는 CCTV(폐쇄회로TV)가 설치돼 있었으나 사건에 단서가 될 만한 화면은 확보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CCTV를 조사한 결과 지난 12일 낙뢰에 맞아 카메라가 깨졌고, 사건 당일에는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공원으로 통하는 국도상에 설치된 CCTV 2개의 화면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건 소식에 최씨의 가족·친구 등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이날 낮 급히 현장을 찾은 최씨 어머니 정옥숙씨는 “어떤 분이 가져갔는지 모르겠지만 제발 돌려 달라. 죽은 사람이 편안히 쉴 수 있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최씨와 절친했던 개그우먼 이영자씨도 “내 친구는 삶이 힘들어 떠났는데 하늘에 가서도 못 쉬게 됐다”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유골이 무사히 돌아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갑산공원 측은 “전날인 14일 오후 6시 마지막으로 묘원을 순찰할 때는 이상한 점이 없었다”고 말했다. 현장을 발견한 공원 관계자는 “깨진 벽면이 화강암 재질에 두께가 7㎝나 돼 쇠망치와 같은 대형 공구 외에는 부수기 어렵다”고 말했다. 드라마·영화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최씨는 40세였던 지난해 10월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