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가 반한 책] 안성기 영화배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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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소설가 최인호씨의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여백)를 읽었다. 최씨가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써 온 글을 엮은 것이었다.

책을 읽어내려가다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글썽거렸다. 책을 보다가 눈물을 흘린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그 눈물은 슬픔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카타르시스의 순수한 눈물이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이 땅의 어머니들이 거쳐온 험한 세월이 떠올랐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사람 죽이는 일 말고는 뭐든지 마다 않는 모성이 느껴지기도 했다.

작가는 보통 사람이라면 감추고 싶을 만한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도 솔직히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재미있게 썼다. 역시 대가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통해 최인호씨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되었다. ‘적도의 꽃’ ‘고래사냥’ ‘깊고 푸른 밤’ 등 그의 글을 원작으로 해 만든 여러 영화에 출연했고, 그동안 누구보다도 가깝게 지내왔지만 모르는 게 참 많았음을 깨달았다. 최씨의 어머니 영결 미사 때도 갔지만 그가 책에 표현한, 어머니와 얽힌 그런 아픔이 그의 가슴 속에 응어리가 맺혀 있었는지는 몰랐다.

책을 읽는 시간이 많은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더욱 부끄럽게 만든 책이다. 이 책을 이 땅의 모든 아들과 딸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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