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부총재 인선 뒷얘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한나라당 부총재단 인선은 26일 오전까지도 진통을 거듭했다.

계파보스중 유일하게 참여, 사실상 수석부총재역을 맡게된 김덕룡 전 부총재의 합류는 25일밤 李총재의 전화설득이 주효했다.

李총재는 "나머지 계파보스들이 부총재직을 고사하더라도 나와 함께 당개혁을 이끌어달라" 고 주문했고, 이를 金전부총재가 수락했다는 것. 반면 이기택 전대행과 이한동 전 부총재는 김윤환 전 부총재의 불참의사가 전해지자 부총재단의 위상이 낮아진다는 점을 들며 망설이다 결국 불참을 결정.

李전대행은 한때 "합당정신을 고려, 최소한 두자리를 달라" 고 이회창 총재를 압박하면서 자신과 강창성 (姜昌成) 전 의원의 동시참여를 희망하기도 했으나 결국 한자리로 줄게 되자 姜전의원을 낙점했다는 후문이다.

李전부총재측에서도 "李전대행이 참여한다면 고려할 수 있다" 는 말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25일 밤 "김윤환 전 부총재가 불참하는 상황에서 부총재단의 무게감이 떨어진다" 는 측근들의 권고로 미련을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李총재 계보에 속하는 양정규 (梁正圭) 의원과 '부산대표' 박관용 (朴寬用) 의원의 낙점은 일찌감치 예견됐던 일. 朴의원이 역시 부산출신 5선인 김정수 (金正秀) 의원을 밀어낸 데는 민주계 출신중 대표적인 '친 (親) 이회창' 인사란 점이 반영된 인상. 여성몫 부총재 인선도 李총재의 고민거리였다.

박근혜 (朴槿惠).권영자 (權英子) 의원중 결국 朴의원의 손을 들어준 것은 朴의원의 대중인기도.득표력 등을 고루 감안한 것이란 중론이다.

'원외' 몫으로 발탁된 최병렬 (崔秉烈) 전 의원의 경우 당개혁특위 위원장으로서의 활동을 李총재가 높이 평가한 결과. 초.재선 몫으로 이우재 (李佑宰) 의원을 발탁한 것은 경합자였던 이부영 (李富榮) 의원보다 그를 더 선호하는 분위기를 李총재가 읽었기 때문이라는 관측들. 서청원 (徐淸源) 전 총장의 배제는 그에 대한 李총재 주변의 뿌리깊은 반감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김윤환 전 부총재 대신 TK (대구.경북지역) 몫에 포함되리라던 정창화 (鄭昌和).이상득 (李相得).강재섭 (姜在涉) 의원 등은 모두 탈락했고, '허주 몫' 으로 권익현 (權翊鉉) 고문이 발탁됐다.

서승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