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국위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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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여의도 당사 10층 회의실에서 열린 한나라당 전국위는 새 지도체제 출범에 따른 자축 속에 열렸지만 부총재단 인선 후유증이 간단치 않음을 예고하는 자리였다.

○…이기택 전 총재대행은 단식투쟁 후유증을, 김윤환 전 부총재는 와병 중임을 들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불쾌한 심기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서청원 (徐淸源) 전 총장, 이세기 (李世基).정창화 (鄭昌和).강재섭 (姜在涉).임진출 (林鎭出) 의원 등 부총재 물망에 올랐던 탈락자 대부분의 모습도 눈에 띄지 않았다.

부총재 9석 중 1석만 배정된 데 불만을 품은 이기택 전 대행계 인사들은 행사 직전 이회창 총재를 비판하는 내용의 유인물 배포를 준비해 한때 행사장 주변에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이중재 고문.강창성 신임 부총재 등이 "李전대행에게 누를 끼치는 일" 이라며 간신히 무마, 충돌사태는 빚어지지 않았다.

○…신임 부총재들은 인사말에서 당의 단합과 정권 재창출을 유달리 강조.

"16대 총선에서 국회 과반수 의석을 반드시 찾자" (權翊鉉) "한나라당 사전에서 주류.비주류, 당권파.비당권파 등의 말이 사라지게 하자" (梁正圭) 는 등의 발언이 이어졌다.

김덕룡 부총재는 "나보다 훨씬 인품이 훌륭한 선배들이 함께 이 자리에 섰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쉽다" 고 말했다.

강창성 신임 부총재는 "박근혜 (朴槿惠) 의원과 함께 손잡고 박정희 신화를 창조하겠다" 고 피력.

○…李총재는 행사 직후 가진 간담회에서 부총재 인선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토로. 김윤환 전 부총재와의 불화설에 대해선 "그분과의 사이에 큰 오해가 생길 만한 일은 없었다" 며 "서로간의 의사전달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고 해명.

그는 "특정계파나 지역에 대한 고려보다 실제로 뛰며 일할 수 있는 실무형 위주로 뽑았다" 고 인선배경을 설명하면서 "이만하면 잘 된 것 아니냐" 고 자평했다.

李총재는 이어 당사 부근 음식점에서 신임 부총재단과 첫 만찬모임을 갖고 "우리는 오늘 야당으로서 첫 옷을 입은 것과 같다" 며 '새출발' 의 의미를 강조했다.

한편 이날 모임에서 신경식 (辛卿植) 사무총장은 전국위 직후 가진 중앙당후원회에서 현금 1억5천만원과 약정 1억5천만원 등 모두 3억원의 후원금이 모금됐다고 보고했다.

[전국위]

전당대회의 축소판으로 총재의 요구나 당무회의 의결이 있으면 개최된다.

규모가 큰 전당대회를 자주 여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당헌개정.부총재 임명 등 당원들의 의결이 필요한 안건 처리를 위해 열린다.

위원수는 당헌상 2천명 이내로 규정돼 있으나 현재 각 지구당에서 선출된 1천6백7명의 위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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