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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모인 곳 팬들은 간다 … 불황 속 빛나는‘올스타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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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빈 심포니, 피츠버그 심포니,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올해 취소된 대형 공연에 출연 예정이던 세계적 오케스트라들이다. 고환율에 따른 개런티 증가와 기업 후원 감소 등 불황의 여파는 공연계에 찬바람을 부르는 듯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훑고 지나간 자리에 피어난 ‘새싹’이 있다. 국내 연주자들이 모인 ‘올스타’ 공연이다. 이달 26일 열리는 ‘7인의 음악인들’은 공연을 2주 앞둔 현재 티켓 80%가 판매된 상황. 피아노 정명훈·김선욱, 첼로 양성원·송영훈, 비올라 최은식, 바이올린 이유라·김수연씨가 함께 출연하는 무대다.

2002년에도 열렸던 ‘7인’ 시리즈와 비교해 보면 기류 변화가 눈에 띈다. 당시 정명훈과 함께한 음악인은 피아노 예핌 브론프만, 첼로 미샤 마이스키, 비올라 유리 바슈메트 등 ‘초호화’ 외국 연주자들이었다. 이 시리즈를 만든 공연기획사 CMI의 관계자는 “외국 연주자들의 출연료는 높아지고, 국내 연주자들의 실력은 두터워지면서 올해 공연은 한국 음악인에 집중하게 됐다”고 전했다.

◆줄잇는 올스타 무대=‘연합 무대’의 또다른 성공사례는 젊은 앙상블 ‘디토’다. 비올라 리처드 용재 오닐, 바이올린 자니 리, 피아노 임동혁·지용 등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 ‘디토’는 클래식 비수기인 여름에도 무대에 서느라 바쁘다.

이달 말에는 멤버 네 명의 개인 독주회에 이어 실내악 무대까지 총 다섯번 공연한다. 대형 오케스트라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는 동안 이들의 무대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세계 무대에서 자리 잡은 한국 연주자를 한 자리에서 보는 것이 올스타 공연의 매력이다. 지난 5월 열린 ‘백건우와 김태형·김선욱·김준희’ 공연은 60대에 들어선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20세를 갓 넘긴 후배들을 함께 볼 수 있었다.

◆10여년 만에 부활한 연합공연=국내 연주자들의 합동 공연 붐은 약 10년 만에 다시 부는 바람이다. 효시격인 공연은 광복 50주년을 기념해 1995년 열린 ‘세계를 빛낸 한국 음악인 대향연’. 정 트리오·조수미·장영주·신영옥·홍혜경·최현수·김남윤 등 총 15명의 한국 독주자와 KBS 오케스트라, 연합 합창단이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무대에 오르는 규모를 기록했다. 97년에는 장영주·장한나·신영옥 등이 함께 공연한 ‘평화를 위한 화합 콘서트’도 열려 좋은 반응을 얻었다. 10여년 만에 부활하는 ‘연합 공연’의 인기는 ‘저비용 고효율’ 구조에 대한 공감을 증명하는 것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김호정 기자

▶7인의 음악인들=26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22일 과천, 23일 부산, 24일 대구, 25일 인천.

▶‘디토’ 서머 클래식=27~30일 충무아트홀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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