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클린턴 공동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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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 김대중 대통령 머리말

우리 둘은 다음 네가지 사항에 대해 중점 논의했다.

먼저, 한.미 양국간의 안보동맹 관계를 굳건히 유지키로 재확인했다.

둘째, 우리는 대북한 포용정책이야말로 현실적으로 최선으로서 일관성있게 추진할 것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핵무기나 미사일 등 북한이 대량 살상무기 확산을 기도한다면 용납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으며 북한이 제네바 합의 사항을 준수하고 이를 확인하는데 협조해야 한다고 재차 촉구키로 했다.

셋째, 우리 둘은 양국간 경제협력관계 발전에 대해 논의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경제위기 타개를 위한 한국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넷째, 우리 둘은 차원 높은 동반자 관계를 기초로 지역적.범세계적 문제에 대해 함께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한국의 세종연구소와 미국의 민주주의 재단의 주도로 아시아의 젊은 정치인들을 위한 '민주주의 포럼' 설립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 클린턴 대통령 머리말

대북문제는 현재의 방법이 최선이라고 의견일치를 봤다.

4자회담과 제네바 합의를 통한 포용정책과 방위협력을 통한 공격억제를 병합하는 것이다.

제네바 합의는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이며 북한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

우리는 대포동 미사일과 지하 핵시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눴다.

북한은 분명하게, 의혹을 만족스럽게 해소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의 진전이 위협받게 될 것이다.

우리는 경제문제도 논의했는데 한국의 위기극복 노력을 충분히 이해했고 金대통령이 다시 경제를 올려놓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

미국은 한국이 시장개방 확대에 기여하고 특히 아태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때 분야별 자유화를 위해 보여준 지도력을 높이 평가한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시장개방을 계속하고 보호주의 유혹을 저지하기 바란다.

◇ 공동기자회견 일문일답

- 북한 핵 의혹이 규명되지 않더라도 대북 포용정책을 계속 추진해나갈 것인가.

(金대통령) "긍정론과 부정론이 있다.

금강산 관광의 경우 현재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북한의 지도자인 김정일 (金正日) 이 무대 전면에 나서 남한 기업과 협의해 성사시킨 유례없는 진전이다.

그러나 북한 잠수정이 영해에 침투하고 지하의혹시설을 건설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대포동 미사일 발사도 부정적인 요소다.

긍정적인 면은 키워나가고 발전시키지만 부정적인 면도 주의해야 한다.

나는 인내심을 갖고 단호하게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고 이에 대한 북한의 태도에 따라 한.미.일이 공동 대응을 취해 나가는 게 당연하다고 본다. "

- 미국 의회는 중유공급 예산을 줄 수 없다는 등 강경한 입장이다.

과연 의회를 설득하고 의혹을 규명할 수 있겠는가.

(클린턴) "북한이 제네바 합의를 지키지 않고 핵의혹에 관한 별다른 진전이

없을 때는 미국 지원은 어렵다.

그래서 지하 핵시설에 대한 접근을 주장하고 있다.

우리가 지금 갖고 있는 정보에 의하면 상당한 의혹이 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직까지 확신할 수는 없다.

이 지하 핵시설이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구체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현장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

-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올브라이트 국무장관까지 우려를 표시하며 "북한과의 관계가 기로에 있다" 고 말했다.

이것은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 아닌가.

(클린턴) "상황이 변할 수는 있지만 정책변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북한이 제네바 합의를 이행한다는 전제하에 행동해 왔다.

우리는 金대통령이 성취하려는 뜻을 지원한다.

희망컨대 북한은 우리로 하여금 정책변화를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싶다. "

- 지난 6월 金대통령의 미국 방문시 대북 경제제재 해제문제를 협의한 바 있다. 오늘도 이 문제를 논의했나.

(金대통령) "직접 거론은 안됐지만 성명서에 답이 있다.

북한이 염려스러운 일을 계속할 때는 강력한 태세를 취할 것이고 평화의 태도를 보일 때는 협력할 것이다.

핵의혹과 미사일 문제 등이 해결될 때는 경제제재 해제를 포함한 인센티브를 부여할 것이다. "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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