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에 꼭 맞는 신발 컴퓨터 제작 회사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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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맞춤신발 시대가 열린다.

자신의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컴퓨터로 제작해 판매하는 회사가 등장한 것이다.

등산화 '트렉스타' 메이커인 성호실업 (부산시사상구삼락동) 은 국내 처음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소비자의 주문을 받아 등산화를 만들어 주기로 했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스캐닝 시스템' 을 곧 캐나다서 도입한다.

회사측은 신발매장마다 '스캐닝 시스템' 을 설치한다.

이 시스템은 고객의 발이 한번 스쳐 지나가면 발의 길이.넓이.발등 높이.발가락 높이 (토 스프링).뒷발 각도 (토힐) 등을 정확하게 재 본사 컴퓨터에 넘겨준다.

컴퓨터는 고객의 발에 가장 적합한 신발 데이터를 작성, 이를 토대로 신발을 제작, 배달해 주게 된다.

성호실업은 맞춤 등산화를 내년 하반기부터 선보이기로 하고 12월초 연구진 9명을 설비 공급사인 캐나다 '보름' 사에 보내 연수시키기로 했다.

이 회사는 우선 20억원을 들여 다음달 중순 '스캐닝 시스템' 의 기본 설비를 도입, 본사와 부산의 주요 등산화 매장에 설치할 예정이다.

또 소비자의 반응이 좋을 경우 주문생산 제품을 축구화.운동화 등으로 늘리고 이 시스템 설치 매장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성호실업은 이 사업에 최대 1백억원을 투입하는 장기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외국에는 이 시스템을 운영하는 신발회사가 더러 있으나 이들 회사도 기형 발의 신발을 만드는데 사용하는 정도다.

성호실업 연구소 박성원 (38) 스캐닝 시스템 팀장은 "기존 신발의 고객 만족도가 50%라면 이 시스템으로 만든 신발은 90% 이상일 것" 이라며 "성공여부는 물류 비용의 절감에 달려 있다" 고 말했다.

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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