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축구]해체앞둔 주택은행 마지막 경기서 패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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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한 게임이라도 더 뛰고 싶었는데…. " 15일 목동에서 열린 제3회 삼보체인지업 FA (대한축구협회) 컵 개막전 부천SK와의 경기에서 주택은행 선수들은 1 - 5로 뒤진 채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주택은행 축구단의 팀해체가 최근 확정됐기 때문이었다.

FA컵은 프로와 아마 20개팀이 참가해 국내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축제. 하지만 토너먼트로 치러지는 대회라 주택은행 선수들에게 이날 첫 게임 패배는 고별전을 의미했다.

68년 9월 12일 창단 이후 30여년간 국내 축구사를 함께 써온 주택은행 축구팀이 역사 속으로 묻히는 순간 선수들은 서로를 외면하며 눈물을 감췄다.

앞으로 축구를 계속할 동료들이 있다면 그나마 위안이 되겠지만 그마저 불투명하다.

조준호. 안범용 (이상 GK). 문삼진. 윤병기. 장지현 (이상 MF). 이수재 (DF) 등 6명은 프로축구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 새로운 축구인생을 찾게 된다.

채희영 감독을 비롯해 나머지 선수 18명은 모두 주택은행 직원으로 새출발한다.

채감독은 "아마추어 없는 프로의 발전은 있을 수 없다" 며 "프로축구 2부제를 운영하거나 세미 프로제를 도입해서라도 아마추어 선수들이 운동을 계속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며 고개를 떨궜다.

부천 SK 조윤환 감독의 데뷔전이기도 했던 이날 경기에서 부천의 불가리아 출신 외국인선수 이반은 혼자서 4골을 터뜨리는 기염을 토했다.

한편 이날 수원에서는 수원 삼성과 고려대가 연장까지 가는 접전끝에 2 - 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수원이 고려대에 4 - 2로 신승을 거뒀다.

울산에서는 울산 현대가 한일생명을 3 - 2로, 대전에서는 대전 시티즌이 연세대를 1 - 0으로 꺾었다.

양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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