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메일 통신]NBA 연봉협상 왜 늦어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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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Q 미국 프로농구 (NBA) 98~99시즌 개막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연봉 상한규정에 대한 구단.선수노조의 의견 불일치가 원인이라는데 결정적인 입장차가 뭡니까.

A 논란의 핵심은 연봉과 관련된 제도의 수정 여부인데 '래리 버드 예외 조항 (Larry Bird Exception)' 의 존속 여부입니다.

이 조항은 83년 보스턴 셀틱스가 샐러리캡 (연봉상한선)에 묶여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슈퍼스타 래리 버드와의 재계약이 어렵게 되자 NBA측이 "3시즌 이상 한 팀에서 활동한 선수가 자유계약선수가 되면 소속팀은 샐러리캡의 제한을 받지 않고 연봉을 지급할 수 있다" 는 예외조항을 만든 데서 비롯됐습니다.

NBA는 당시 백인의 우상이던 버드를 '백인의 팀' 이던 셀틱스에 남겨 놓기 위해 편법을 마련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조항은 그 후 구단들의 경영악화에 요인이 됐습니다.

구단들이 스타선수들에게 엄청난 연봉을 지급하는 빌미가 된 것이지요. 지난 시즌 최고액 연봉선수인 마이클 조던 (시카고 불스.3천3백14만달러) 의 연봉은 샐러리캡 전체 13위팀인 애틀랜타 호크스의 연봉 총액보다 많습니다.

NBA 29개팀 가운데 17개팀의 연봉 총액이 조던의 연봉에 못미치는 것입니다.

불스가 지급하는 연봉 총액은 무려 6천1백70만달러로 NBA팀들 가운데 가장 많습니다.

연봉 랭킹 2위 패트릭 유잉 (뉴욕 닉스.2천50만달러) 이 받는 돈은 샐러리캡 최하위팀 LA 클리퍼스의 선수들이 받는 연봉 총액 2천4백만달러와 맞먹습니다.

두 선수 모두 래리 버드 예외조항의 수혜자들입니다.

구단들은 NBA에 이 조항을 철폐하고 '하드 샐러리캡 (예외를 인정치 않는 선수연봉 총액상한제)' 의 채택을 요구했고 구단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NBA측이 이를 수용하면서 선수노조와 마찰을 빚게 된 것입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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