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회장 10년만에 이룬 '북한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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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금강산 개발사업은 10년간에 걸친 노력의 산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금강산 개발을 처음 추진한 것은 지난 89년 첫 방북 때. 그러나 그의 '금강산 재등반' 은 번번이 암초에 걸려 좌절을 맛봐야 했다.

첫번째 고비는 90년대초 '외도' 에서 비롯됐다.

정치 참여를 선언하고,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한 뒤 운신의 폭이 눈에 띄게 좁아진 것. 그는 94년 압록강 주변 중국측 도시인 투먼 (圖門) 을 통해 방북을 시도했으나 방북 허가서가 나오지 않아 실패했다.

현대의 대북경협 '레일' 을 다시 이어준 것은 기차. 지난해 4월 북한측과 화차 임가공 공동 생산계약을 체결, 올 3월 현대와 북한이 공동 생산한 화차를 인천항을 통해 반입하면서 그룹차원의 대북경협이 본격적인 시동을 걸게 된 것.

이후 수차례 물밑접촉 끝에 鄭명예회장은 지난 6월 18일 '통일소' 5백1마리를 이끌고 민간인으로서는 최초로 판문점을 넘어 1차 방북,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북한 잠수함 나포사건과 연이은 간첩침투 사건이 터지면서 다시 무산되는 듯 했다.

그러나 鄭명예회장은 또 다시 '소떼 방북' 을 결행, 북한 김정일 총비서와 담판을 지음으로써 10년간 추진해온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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