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장보고'로 로마진출 현대극장 최문경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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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오페라도 아닌, 뮤지컬 그것도 동양작품이 정규오페라시즌에 초청되기는 일본 가부키 이후 처음이래요. 매표요? 80%쯤. 23만 리라 (한화 약20만원) 짜리 R석은 5회 모두 매진됐어요. " 오는 6일부터 5일간 창작뮤지컬 '해상왕 장보고' (김지일 극본, 최창권.최성찬.함춘호 작곡, 표재순 연출) 의 로마 오페라극장 공연을 앞둔 극단 현대극장 최문경대표의 흥분 섞인 말이다.

장보고? 국내의 여느 뮤지컬팬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할 법도 하다.

그동안 장보고의 주무대는 바다 건너였기 때문. 95년 LA.상파울로.밴쿠버 등 미주지역을 시작으로 '…장보고' 는 지금까지 19개국 23개 도시 무대에 올랐다.

이같은 '세계화' 는 해외에 뾰족히 한국문화를 소개할 창작 공연물이 드물다는 데 착안한 현대극장측의 기획이 외교통상부 등 정부의 지원과 맞아떨어진 덕분. 특히 극중 법화원에서의 바라춤과 예불장면은 공연때마다 객석의 외국인들이 너나없이 탄성을 내는 대목이다.

하지만 한 지역에서의 공연이 짧게는 1회 등 단기간이다보니 '이벤트성 세계화' 란 평가절하의 시선 역시 받아왔다.

이에 대해 최대표의 지론은 "우리문화를 알리려면 일단은 많이 보여줘야한다" 는 것. 거기에 '…장보고' 의 해외공연을 추진하면서 세계 33개국 50개 도시로 사전답사를 다녀본 경험은 현대극장만의 노하우라고 강조한다.

그 중에도 공연계획이 수년전에 결정되는 해외 유명 극장들은 최소 3년이상 공을 들이는 충분한 사전교섭이 필수란 것. 이번 로마 초청공연은 97년 스위스 바젤에서 로마 오페라극장의 기술감독이 공연을 직접 본 이후 성사됐다.

짧은 일정 탓도 있지만, 오케스트라가 아니라 녹음반주를 쓰는 것 역시 퍽 아쉬운 점. "다음 작품인 '팔만대장경' 은 소규모 오케스트라까지 편성, 해외 장기공연물로 만들어 볼 참" 이라고 밝힌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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