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대상 받은 윤여운씨 무료진료·야학 6년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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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병원도 못 가고 앓기만 하던 환자들이 건강한 모습을 되찾은 뒤 삶에 대한 태도가 바뀔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

불우이웃들에게 헌신적으로 인술 (仁術) 을 펴온 공로로 서울시민의 날인 28일 시민대상 본상을 받게 된 의사 윤여운 (尹汝雲.38) 씨. 광진구화양동에서 성동주민의원을 운영하는 尹씨를 주민들은 '지역사회에 뛰어든 슈바이처' 로 부른다.

92년 문을 연 성동주민의원은 그동안 인근 '작은예수회' , '화양애기들의 집' , '착한 목자의 집' 등에 있는 장애인과 결손가정아동.가출소녀들에게 무료진료를 실시해 왔고 중풍과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몸이 불편한 환자들에 대해서는 가정방문을 마다않고 치료를 해주고 있다.

尹씨가 이웃사랑의 길에 들어선 것은 연세대 의대에 다닐 때 참가했던 진료봉사 동아리에서 "졸업후 개업하면 남의 어려움을 모르더라" 는 한 환자의 푸념이 계기가 됐다.

병원이름의 '주민' 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이 병원은 의료진 구성부터 여느 곳과 다르다.

영세공장이 많았던 이 지역에 무료진료소를 개설하고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건강을 주제로 야학을 여는 등 대학시절 봉사활동에 열성이었던 의료인들이 함께 힘을 합쳐 만들었던 것. 성동주민의원은 환자들에 대한 단순진료를 벗어나 지역사회활동에 체계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올 4월에는 지역 환경단체와 힘을 합쳐 민간단체인 '광진복지센터' 를 만들었다.

尹씨가 대표를 겸하고 있는 이 센터는 주민들에게 건강상식.보건소 이용법.기체조 등을 무료강의하고 있으며 여름방학에는 초등학생들을 모아 '보건환경체험' 교실도 만들어 건강과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기도 했다.

尹씨는 주민들 동참으로 복지센터기금이 어느 정도 적립되면 복지센터가 인수하는 방식으로 병원을 주민소유로 돌릴 생각이다.

이번에 받는 상금 5백만원도 전액 기금으로 기탁할 예정이다.

尹씨는 "여럿이 함께 해온 일인데 마치 혼자 한 것처럼 알려져 쑥스럽다" 고 겸손해 했다.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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