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재단,1만5천명째 새생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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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우리 원영이에게 새 생명을 주신 심장재단 회원 여러분들에게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

27일 오후 2시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진료실앞. 커다란 눈망울을 굴리며 방긋방긋 웃어대는 원영이를 안고 있던 어머니 주미경 (朱美京.28) 씨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3개월여 동안 외래진료와 입원을 반복하는 병원신세를 지다 이날 퇴원한 원영이는 한국심장재단 (이사장 韓鏞徹) 이 수술비를 지원한 1만5천번째 주인공. 지난 84년 설립된 심장재단은 9천여명의 회원이 매달 1천~5천원씩 납부하는 회비로 저소득층 자녀의 심장병 수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생후 5개월인 원영이가 심장병 진단을 받은 것은 지난 7월초.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고 숨이 가쁜 증세 등을 보여 동네 병원을 찾은 결과 원영이가 심실중격결손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후 삼성서울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은 결과 수술을 받지 않으면 합병증이 생겨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담당의사의 소견을 들었다.

20만원짜리 사글세방 한칸에서 근근이 생활해 온 원영이 가족은 IMF 이후 80만원씩 받던 원영이 아버지의 월급도 나오지 않던 터라 수백만원이 드는 수술비는 꿈도 꾸기 힘든 액수였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간호사의 소개로 원영이 부모는 한국심장재단을 찾게 됐고 서류심사를 거쳐 4백50여만원에 이르는 수술비 전액을 지원받게 됐다.

어머니 朱씨는 "원영이가 수천명의 도움을 받고 살아난 만큼 어려운 사람을 도와가며 사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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