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식물인간 상태 출산…무의식환자 성폭행 임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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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아기를 낳고도 그 사실조차 모른채 잠만 자는 엄마. 최근 미 보스턴시 부근 한 요양원에선 식물인간 상태로 입원 치료중인 24세 여성이 23일 딸을 출산, 미 사회에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병원측이 임신 사실을 안 지 4일 만이다.

아기는 미숙아로 극히 위험한 상태라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있다.

그녀가 식물인간이 된 것은 5년전부터. 마약 과다복용이 원인이다.

아기의 상태로 미뤄볼 때 이 여인이 임신한 것은 대략 5개월전. 누군가 아무런 의식없이 누워있는 그녀와 관계를 맺은 것이다.

현재 경찰과 주 보건당국은 '파렴치한 강간범의 소행' 으로 보고 수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담당 검사 케빈 버크는 "환자 요양원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에 분노한다.

환자 학대와 성범죄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 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아기라고 언론들도 분개하고 있다.

다행히 건강을 회복한다 하더라도 아버지는 강간범이고 어머니는 식물인간인 기구한 운명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지난 96년에도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뉴욕에서 29세의 한 여성이 식물인간이 된 지 10년 만에 남자 아이를 출산한 것이다.

아이는 예정일보다 9주 빨리 태어났고 돌을 몇 주 남겨두고 죽었다.

당시는 간호보조원이 강간범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었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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