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빴던 중동평화협상과정]미국 중재안 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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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동 평화협상은 최종 타결에 이르기까지 난관의 연속이었다.

당초 지난 15일부터 나흘간 예정됐던 회담은 시한을 넘겨 23일 새벽 (현지시간) 까지 9일동안 진행됐다.

당초 시한을 하루 넘긴 19일까지 회담이 헛바퀴 돌면서 '좌초' 에 대한 위기감이 조성되는 가운데 최대 고비를 맞았다.

이날 이스라엘의 남부 도시 비르세바에서 팔레스타인 청년의 폭탄 테러로 60여명의 부상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회담장은 일순간 얼어붙었고 협상은 좌초하기 시작했다.

이후 빌 클린턴 미 대통령에게 비상이 걸렸다.

시카고에서 선거 모금행사를 하던 그는 급거 와이 밀스로 날아갔다.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저녁에 초대해 협상 계속을 요구, 관철시켰다.

21일 한때 양측이 일부 이견을 극복하고 요르단강 서안 철군협정 초안 작성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타결이 눈앞에 다가온 듯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가 테러문제로 강경해진 국내 여론을 의식, 돌연 "팔레스타인이 테러중지를 보장하고 팔레스타인 헌장의 반 (反) 이스라엘 조항을 삭제하지 않으면 철수할 것" 이라고 선언, 다시 긴장이 감돌기 시작했다.

이에 클린턴은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에게 네타냐후 총리와 장시간 회담을 갖게 하면서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 테러 용의자 인도 요구를 철회하는 대신 미 중앙정보국 (CIA) 이 테러범 처벌을 감독하도록 하는 미측 수정안을 받아들일 것을 종용했다.

결국 이날 늦게 이스라엘이 이 제안을 수용, 회담이 재개됐고 22일 '협상타결 임박' 이라는 희망적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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