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정부는 잇단 4대 강 우려 적극 해명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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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4대 강 사업에 대한 우려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어제 전문가들의 모임인 한국수자원학회가 개최한 토론회에서도 여러 지적들이 나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우려되는 것은 사업이 속도전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적 타당성이나 경제성 분석, 환경영향평가 등 검토할 게 많은데도 제대로 따지지 않은 채 공사는 이미 발주됐다는 것이다. 또 사업 추진 일정이 턱없이 짧다는 지적도 있었다.

우리는 이런 지적들에 일리가 있다고 본다. 22조원 이상 투입되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수자원사업을 군사작전하듯이 밀어붙이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4대 강 사업 추진이 결정된 건 지난 연말이다. 이어 5개월 남짓 만에 마스터 플랜이 확정됐고 공사도 발주됐다. 다른 국책사업에 비하면 초스피드다. 또 10월 초 사업자가 선정되면 실시설계도 만들어야 하고 수질예측과 환경영향평가도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 이 복잡한 과정을 정부는 한 달 만에 완료하겠다는 계산이다. 댐 건설을 2011년까지 다 끝내겠다는 것도 무리다. 10월 착공을 감안하면 2년여 만에 댐을 다 건설한다는 얘기인데, 이렇게 속전속결로 할 수 있는 것인지 강한 의문이 든다. 잘못되면 큰 재앙이 될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된다.

그런데도 정부는 충분하고도 적극적인 설명과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하긴 보도자료를 충분히 내놓았다고 반박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 의구심이 속 시원하게 풀렸다고 생각할 국민은 거의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 그렇다고 4대 강 사업을 훼방 놓자는 건 결코 아니다. 누차 지적했듯이 4대 강 사업은 홍수 예방과 충분한 물 공급을 위해 꼭 필요하다. 당연히 잘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업이 성공하려면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반대가 많은 사업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정부는 공감대 형성을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무엇보다 여기저기서 무리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을 무시하는 태도를 취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여러 지적에 귀를 기울이고, 수용할 것이 있다면 과감히 수용하고, 잘못된 지적이라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