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지갑 가계'…세금·공과금 줄줄이 체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국제통화기금 체제로 서민가계에 주름살이 가면서 각종 세금.공과금.보험료 등을 못내는 '체납'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전기료.수도료.가스료.전화료 연체로 공급이 끊기는 가구가 늘고 있고 의료보험.국민연금도 체납액이 누적돼 생활안정 기반이 위협받고 있다.

◇ 지방세 = 취득세의 경우 올들어 7월말까지 체납액은 2천3백3억원. 이는 지난 한해 2백67억원의 8.6배다.

재산세 체납액도 7백65억원으로 지난해 2백8억원의 3.7배. 주요 지방재정 세입원인 주민세도 2천2백62억원, 자동차세도 2천3백11억원으로 벌써 지난 한햇동안의 체납액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전체 지방세 체납액은 8천8백90억원으로 지난해 8천9백8억원에 육박했다.

◇ 전기.수도.가스.전화료 = 서울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 11단지의 경우 9월말까지 관리비 체납액이 2천7백여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늘었다.

수돗물의 전국 사용량은 지난해보다 10% 줄어들었으나 요금체납은 8월말 현재 1백42억원으로 25% 늘었다.

한국통신의 경우 지난해말 2천6백억원이던 체납액이 올 상반기 4천억원대로 50% 가량 늘었고 서울 서북지역 1백17만가구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서울도시가스도 요금체납이 올 1월 3.7%에서 9월에는 7.7%로 늘었다.

공장이 밀집한 경기도지역에서는 체납액이 56% 늘면서 곳곳에서 전기공급이 중단되고 있다.

◇ 보험.국민연금 = 부도와 실직사태로 직장.지역의료보험료의 7월말까지 누적 체납액은 5천2백32억원. 직장의보의 경우 96년말 2백23억원에서 올 7월말 6백17억원으로 3배가량 급증했다.

국민연금 보험료 체납액도 8월말 현재 6천5백1억원으로 지난해말보다 2천4백여억원이 증가했다.

박종권.박태균.서익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