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중앙일보를 읽고…

수도 이전, 밀어붙이면 불행해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정부.열린우리당이 지난달 28일 각계 원로들을 초청해 수도 이전과 관련된 공청회를 열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이날 공청회에선 원로들이 다양한 견해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하지만 주최 측은 모양새만 갖추면 된다는 생각인지 앵무새처럼 이전 당위성만 강조하는 것으로 일관했다. 열린우리당의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적 합의가 먼저 이뤄지고 난 뒤 수도 이전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수도 이전을 이렇게 밀어붙이기 식으로 추진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국민은 이에 대해 아직 무관심하다. 당장 수도 이전 결정이 나지도 않았고 또 "이러다 말겠지"라는 생각도 깔려있는 것 같다. 하지만 조만간 예정지가 발표되고 수도 이전을 위한 정부 활동이 본격화하면 여기에 반대하는 국민의 거부감이 본격적으로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엄청난 사회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밀어붙이기 식으로 하다 보면 수도 이전 자체가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불행한 사태가 올 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국민적 합의를 구해야 할 것이다.

원용섭.경기도 안양시 호계1동

원용섭.경기도 안양시 호계1동